文 증원 무산 반영 시 “앞뒤 다르다” 의견도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여야가 의대 증원 속도 측면에서 입장차이를 나타내며, 국민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정치권, 의료계가 의대 증원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하고 있다. 의료현장 마비가 예고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해당 갈등에 정치적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의료시스템 마비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주장하는 속도가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각 정당을 지지하는 국민 간의 갈등도 초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의대 증원은 사회 주요 갈등으로 번졌다. 윤석열 정부는 공약으로 내걸은 의대 증원을 현실화하고 있다. 정부는 전국 의대생을 2000명 가량 증원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지역 간 의료시스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이다. 의료 현장에서는 2000명 증원은 무리한 행보라고 주장한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의대생 증원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강원도 홍천군에 거주하는 김 씨는 시내와 30km 이상 떨어진 곳에 거주한다. 시내에 대형 병원이 존재하지만, 응급상황에 찾을 수 있는 병원이 근방에 없다는 뜻이다.
김 씨는 “최근 남편이 쓰러졌는데, 응급상황임에도 병원으로 이송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면서 “생명은 지켜냈지만, 해당 병원에서도 감당하기 어렵다는 답을 듣고 현재 서울 내 병원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방 의료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의대생을 2000여명 증원한다는 취지에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의료 인력 확대에 국민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정부의 방향성에 반대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서울에 거주하는 최 씨는 “의대생 증원에는 속도조절이 필요하다. 현재 정부가 급진적으로 의대생을 증원하는 것은 자신들의 과거 행적을 부정하는 모양새”라면서 “앞선 문재인 정부에서도 400명 증원을 추진했지만, 국민의힘이 반대했다. 속도조절이라는 핵심도 무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선 최 씨의 주장은 야당 측의 주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정부에서는 연간 400명을 10년간 증원하자고 제안했다”라면서 “400명의 5배가 되는 연간 2000명을 당장 증원하면 지금 의대들이 이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가. 불가능하다고 본다”라고 발언했다.
정치권에서도 반발이 나오는 만큼, 속도조절이 이번 협상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각 정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은 최종적으로 의대생 증원에 대한 의견은 같지만, 속도조절이라는 키워드를 두고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 의료계가 납득할 수준의 증원 수치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진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중립적으로 현재 상황을 바라보는 국민들도 존재한다. 서울 잠실에 거주하는 이 씨는 “정치적 이념과 배경을 제외하고 정책의 실효성만 놓고 봤을 때, 의대 정원 확대가 필요하다”며 “정치권의 발언은 4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국민들의 ‘갈라치기’ 현상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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