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남북통일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면 특별한 관심이 없거나 ‘굳이 왜 통일해야해?’라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인다. 그것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정말 통일이란 것에 대해 한번 깊이 생각해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통일을 우리엑 좋은 점이 무엇인지 나쁜 점이 무엇인지 이분법적인 차원에서 생각하는 것이 아쉽다는 것이다.
현재 북한은 어떠한가? 이미 국제사회와의 대화와 협상에 자체적인 입장을 고수하며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 UN을 중심으로 많은 기관과 국가들이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실시 하려 하지만 모든 지원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는 북한과의 관계를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동서 냉전체제 하에서 분단을 경험하다가 통일을 성취한 독일을 본보기로 삼을 수 있다. 통일 독일이 주는 가장 큰 교훈 중 하나는 국민들 사이의 통합과 화합을 촉진하면서 이념적 격차를 해소한 것이다. 공동의 정체성과 공유된 가치관을 함양했다는 것이다. 또한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공유할 수 있는 전통·예술 그리고 가치를 통해 통일감을 길러주었다는 것이다.
통일한국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가적이고 사회적인 차원에서의 준비와 노력뿐 만 아니라, 개인의 통일한국에 대한 관심이 중요하다. 또한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이해도 필요하다. 다양성의 기본적인 전제는‘다름’과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다. 다양성이 존중되지 않으면 차별이 발생하며 이는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고, 인권과 정의라는 기본 가치를 훼손하게 된다. 지난 70여년 동안 상이한 환경에서 살아온 남한과 북한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이 꼭 필요한 우리의 자세라 생각한다.
또한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의 노력도 필요하다. 지방자치단체의 남북교류는 일반적인 지방자치단체의 국내외교류와 달리 상호 이익도모가 일차적인 목적이 아니다. 기능적 동질성의 회복을 통하여 남북 상호간 신뢰구축을 제고하는 데 근본 목적이 있다. 따라서 초기에는 실현가능성만 담보되면, 보다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다양한 남북교류가 추진되는 것이 목적에 부합되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역사는 발전의 연속이 아니다. 인류 역사를 돌이켜보면 세계대전, 대공항처럼 일시적으로 정체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정체를 극복하고 항상 새로운 발전을 이루어 왔다. 이는 남북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반세기가 넘은 분단 기간 동안 남북관계는 정체와 발전을 반복하면서 꾸준히 진전되어 왔다. 한반도 통일은 거스를 수 없는 역사적 흐름이며,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몫이라고 한다. 현실에 안주하거나 낙담하지 말고 차분히 미래를 준비할 때 밝은 미래를 성취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제는 통일을 먼 미래의 이상이 아니라 구체적인 현실로 만들기 위한 모두의 마음을 모아야 할 시점이다.
3월, 새봄 새학기의 시작이다. 교정에 오가는 학생들의 활기찬 모습에서 우리나라의 밝고 희망찬 미래를 본다. 그리고 언젠가는 남북의 학생들이 함께 어울려 교정에서 즐겁게 공부하는 통일한국의 봄날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