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서 성공 위한 관건은 '가격'…글로벌 시장은 '상품성'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기아의 'EV9'이 각종 글로벌 어워드를 휩쓰는 등 상품성을 입증해 나가고 있는 가운데 자연스레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9'와 대결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은 글로벌 곳곳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 기아 EV9은 독일과 영국 자동차 전문 매체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독일에서는 3대 자동차 매거진으로 꼽히는 △아우토 빌트 △아우토 자이퉁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영국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 익스프레스 △오토카 △왓 카?는 공통적으로 EV9이 실용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이 외에도 EV9은 △2024 영국 올해의 차 △2024 세계 여성 올해의 차 △2024 왓 카 어워즈 '최고 7인승 전기차 등 세계 각국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가운데 올해 말 현대차 아이오닉9이 출시될 예정이어서 한지붕에서 동급 차량으로 대결 구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 EV9과 더불어 현대차 아이오닉9도 대형 전기 SUV다. 업계에서는 지난 2021년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오토쇼에서 선보인 '세븐' 콘셉트카 기반으로 아이오닉9이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2022년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세븐이 전시 된 바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9을 아이오닉7이란 모델명으로 오는 7월 출시를 계획했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기아 EV9과 동급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아이오닉7을 아이오닉9으로 변경해 출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아이오닉9이 국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가격 책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EV9의 경우 '비싼 가격' 탓에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았다. EV9은 지난해 5월부터 사전계약을 시작으로 본격 판매에 돌입했다. 기아는 출시 당시 1만6000대의 판매 목표를 세웠지만 현실은 8052대밖에 판매되지 않았다. EV9은 트림에 따라 판매가격이 7300만원에서 8100만원이다. 풀 옵션의 경우 1억원을 훌쩍 넘는다.
업계에서는 가격 부담이 EV9 판매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아이오닉9 또한 비슷한 가격대로 출시될 경우 흥행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EV9이 대형 전기 SUV 시장 활로를 개척했기 때문에 아이오닉9도 EV9 덕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 성공 요인은 EV9과 같이 '출시 가격'이다. 다만, 해외 시장의 경우는 가격보다는 공간 활용도, 차량 성능, 안전성에서 성공 여부가 갈릴 것"이라며 "현대차 아이오닉9이 EV9을 뛰어넘기 위해선 보다 더 높은 사양으로 출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아이오닉9이 펠리세이드급 전기차를 표방하는 모델로 출시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아이오닉9에 대해 밝혀진 것은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