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KDDX 입찰 '법적 공방'
삼성전자·LG전자, OLED TV 점유율 '장외 설전'
매일일보 = 이찬우 기자 | 국내 산업계가 업종간 기업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불황이 지속되면서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서로 물어뜯는 형국으로 전개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철강·조선·가전업계는 기업간의 ‘내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철강업계는 중국산 열연 유입으로 인해 대형 철강사와 중견 제강사 사이 ’반덤핑 제소‘가 검토되는 등 대립이 깊어지고 있다.
또한 조선업계에선 한화오션과 HD현대가 ‘차기구축함(KDDX)‘ 입찰을 두고 ’경찰 고발‘까지 이어지는 등 극심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점유율을 놓고 장외 공방을 벌이고 있다.
최근 포스코, 현대제철 등 열연강판을 생산하는 대형 철강기업들은 국내에 저렴한 가격으로 유통되고 있는 ‘중국산·일본산’ 열연강판에 대해 반덤핑 조사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로 남아도는 중국산 철강재들이 싼값에 국내 시장에 유입되면서부터다. 이에 대형 철강사들은 중국산 제품이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고 판단돼 반덤핑 제소를 검토하고 있다. 반면 중견 제강사들은 수익성 강화를 위해 중국산 열연을 포기할 수 없고, 국내 기업들이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차기 구축함(KDDX)’ 수주를 둘러싼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갈등은 2013∼2015년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이 해군본부 함정기술처에서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이 만든 KDDX 보고서 등을 취득, 회사 내부망에 공유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해당 직원들은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끝났지만 최근 방위사업청이 HD현대중공업의 KDDX 입찰을 허용하면서 한화오션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갈등은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이 지난 13일 열린 TV 신제품 론칭 기념행사에서 "77인치 이상 초대형(OLED)에서는 이미 경쟁사 점유율을 넘어섰다"고 발언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LG전자는 "삼성전자 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며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의 자료를 근거로 내세웠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에서 77형 이상 OLED TV의 경우 출하량 기준으로 LG전자가 75.1%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 측은 "글로벌 시장에서 LG전자의 OLED TV 판매량이 더 높은 것은 맞다"며 "다만 국내 시장의 고가 초대형 라인업에서는 삼성전자의 판매량이 더 많다는 것이 확인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