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사업 포기한 석화업계, 미래 먹기리 발굴 '집중'
조선업계, 친환경 선박 수주 통해 中과 격차 벌린다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국내 산업계는 안되는 사업을 과감히 포기하고 미래 먹거리 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업황 악화가 지속되면서 기존 사업에 대한 과감한 정리와 함께 사업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나섰다.
석유화학업계에서는 전통적인 화학군 사업을 버리고 배터리와 친환경, 바이오 사업 등에 눈을 돌렸다.
LG화학은 최근 3대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는 전지 소재, 친환경 소재, 혁신 신약 분야 투자에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LG화학은 3대 신성장동력을 중심으로 2025년까지 총 1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LG화학은 생명과학본부에 해마다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오고 있으며, 이와 함께 2050년 넷제로(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친환경 소재 비중을 높이는 등 재활용 기술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배터리 소재 사업도 강화한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지난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고체뿐 아니라 리튬이온 이후 배터리 소재와 제조 방법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며 "향후 유럽에 양극재 공장을 건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스페셜티 및 그린 사업 비중을 전체의 60%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훈기 롯데케미칼 사장 및 화학군 총괄대표는 "재무 건전성을 바탕으로 수소 에너지, 전지 소재 사업 등 미래 신성장 동력을 육성할 것"이라며 "범용 석유화학 비중을 절반 이하로 과감하게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업계는 기존 선박 제조를 뒤로하고 친환경 선박에 초점을 맞춰나가면서 중국 업체들과 격차를 벌리고있다. 실제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는 올해 1분기 친환경 선박을 앞세워 수주 호조를 이뤄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친환경 선박을 앞세워 1분기 총 87억5000만달러 수주량을 채웠다. 연간 목표(135억달러)의 64.8%에 달하는 수준이다.
삼성중공업도 총 18척38억달러를 수주해 올해 수주목표 97억달러의 39%를 달성하며 순항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LNG운반선 15척,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 2척, 셔틀탱커 1척 등이다.
한화오션은 올해 총 12척, 약 23억5000만달러를 수주했다. 선종별로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8척, 초대형 원유 운반선 2척, 암모니아 운반선 2척 등이다.
석화업계와 조선업계의 공통점은 중국 업체들을 따돌리는 것이다. 석화업계는 중국 업체들이 할 수 없는 사업들을 통해 불황을 타개하려 하고 있으며, 조선업계는 친환경 선박을 통해 중국과의 격차를 벌리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 산업이 국내 산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국내 산업계에서는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벌려가는 등 현명한 대응으로 불황을 타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