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도입 통해 인건비‧부족한 인력 문제 해결 가능”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유통업계가 '로봇' 시스템 도입을 서둘러 주목된다.
장기화된 고물가로 소비침체는 심화됐으며,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인력난은 유통업계의 심각한 고민거리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음식 조리, 주문 및 배송, 설비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력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1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은 연평균 36%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2022년 158억7000만 달러(약 21조3848억원)에서 2030년까지 1873억3000만 달러(약 252조4676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산업용으로 한정됐던 로봇은 최근 유통업계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유통업계는 음식 조리와 주문, 실내외 배송은 물론 설비 자동화 등 이미 로봇 관련 기술 개발, 서비스 출시 등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서빙 로봇 도입 대수는 3500대 수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3배 이상 증가해 1만대를 넘어섰다. 관련 시장 규모도 같은 기간 900억원에서 3000억원 수준까지 증가했다. 조리 로봇 역시 같은 기간 500대에서 10배 증가한 5000대가 보급된 것으로 추산된다.
유통업계에서 로봇 사업 선두주자는 한화다.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부문장, 한화로보틱스 전략기획 담당을 역임하는 김동선 부사장은 자신이 맡은 유통과 로봇 부문 신사업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외식부문 자회사의 사명을 ‘한화푸드테크’로 바꾸고, 최근 한화푸드테크는 미국 법인 한화푸드테크글로벌을 설립을 위해 159억7200만원을 투자했다. 또한 로봇 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를 운영하는 서브 오토메이션도 인수했다. 서브 오토메이션은 일론 머스크가 수장으로 있는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 출신 엔지니어들이 2019년 설립했다.
김 부사장은 한화푸드테크 출범 당시 “푸드테크는 고객에게 동일한 품질의 음식을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력난 등 사회문제 해결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힘들고 위험한 작업이 로봇으로 대체되면서 인간의 존엄성이 높아지고 인류는 더욱 창의적인 활동에 매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한화푸드테트는 로봇으로 음식을 만드는 ‘스텔라피자’와 고메이494한남에 ‘파스타엑스’를 오픈할 계획이다. 해당 매장의 주방에서는 조리를 도울 수 있는 로봇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로봇 조리기기는 인적자원을 절감하고 소비자에게 균일한 품질의 음식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위험한 조리에 대한 안전사고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외식기업들도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 시스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풀무원의 푸드서비스 전문기업 풀무원푸드앤컬처는 2022년 오픈한 영동 고속도로 안산 복합 휴게소에 요리로봇을 적용해 푸드테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볶음요리 전문 요리로봇 ‘로봇웍’은 조리사들이 무거운 웍을 사용해 반복적으로 조리를 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준다. 안산휴게소에는 2대의 로봇웍이 있으며, 1시간 기준으로 대당 약 25인분, 총 50인분을 조리할 수 있다.
롯데GRS는 반도체 장비 제조 기업 네온테크가 20년간의 자동화 설비 제작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한 F&B 자동화 튀김기 ‘보글봇’ 적용을 위한 양사 간 MOU를 체결했다. 롯데GRS는 보글봇을 롯데리아에 맞게 고도화한 뒤 올해 하반기 내 패티 자동화 로봇 ‘알파 그릴’과 함께 매장에 적용할 예정이다.
교촌치킨 운영사 교촌에프엔비는 두산로보틱스와 치킨로봇 솔루션을 확대 중이다. 교촌에프엔비의 경기도 오산 본사에는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을 활용한 치킨로봇 1호기를 설치했다. 향후 단계적으로 전국 매장에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가 로봇을 현장에 도입하는 이유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인건비와 부족한 인력 문제 때문”이라며 “정부도 푸드테크 시장이 커지자 식품산업 활로 개척을 위해 지원을 늘리겠다고 밝힌 만큼 유통업계 로봇 도입은 가속화될 전망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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