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을 판매한 6개 시중은행들이 이달부터 본격적인 투자자 배상에 나선다. 이들이 자율배상을 택하게 되면서 배상 작업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6개 주요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NH농협‧우리‧SC제일)은 내부 배상 실무조직과 검토를 담당할 외부전문가 조직을 구축했다.
신한은행은 4월부터 고객과 접촉해 배상 내용, 절차 등의 안내를 시작하고 배상비율 협의가 완료된 고객부터 배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개최해 금감원의 분쟁조정기준안을 수용하고 투자자들에 대한 자율배상을 결정했다.
신한은행은 금감원 기준안에 따라 기본 배상비율을 정하고 사실관계 확인을 거쳐 투자자별 고려 요소를 반영해 최종 배상비율을 산출할 계획이다. 또한 소비자보호그룹 내에 금융상품지식, 소비자보호 정책과 법령 등 관련 경험이 풍부한 외부 전문가들이 포함된 자율조정협의회를 설치한다.
최대 판매사인 KB국민은행은 투자자들의 불확실성 해소와 신뢰 회복을 위해 만기 손실이 확정 또는 현재 손실 구간에 진입한 투자자를 대상으로 신속히 보호조치를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자율조정협의회를 설치해 기존 고객보호 전담 부서와 함께 신속한 투자자 배상 처리를 지원한다. KB국민은행은 판매 규모가 큰 만큼 200명이 넘는 직원을 투입해 전수조사를 진행해 왔다.
NH농협은행은 외부전문가를 포함한 자율조정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감독당국의 분쟁조정 가이드라인을 준용한 세부 조정방안을 수립하는 등 손실고객을 대상으로 조정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한다.
하나은행의 경우 처음으로 투자자에게 배상금지급하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하나은행은 자율배상위원회를 연 뒤 배상 안내를 시작했고, 다음날 일부 투자자와 합의를 거쳐 은행권에서 첫 배상금 지급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금감원의 분쟁조정기준안에 맞춰 구체적으로 마련한 자율배상안으로 홍콩 H지수 하락에 따라 만기 손실이 확정됐거나, 현재 손실구간에 진입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신속한 투자자 보호조치를 실행할 계획이다.
우리은행도 신탁부를 중심으로 소비자 보호와 관련 법령 등을 검토할 2~3명 규모의 조직을 구성해 자율배상에 나섰다. 이에 지난주부터 4월 만기를 앞둔 투자자들에게 자율배상 절차에 대해 안내를 시작했고, 투자 손실이 확정되는 대로 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한편 금융당국도 자율배상과 별도로 불완전판매에 대한 제재절차를 시작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21일 “금감원은 금융위원회 법적 검토를 통해 홍콩ELS 판매사에 대한 제재절차와 제도개선 방안을 4~5월부터 본격화할 것”이라면서 “제재절차를 신속히 진행해야 그 과정에서 나온 문제점을 제도 개선에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