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고용량 ‘HBM3E’에다 마하-1‧3차원 D램 담금질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반도쳬 업계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HBM 시장 1위 SK하이닉스는 왕좌 수성에, 삼성전자는 대반격에 화력을 모으고 있다.
SK하이닉스는 5조2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HBM 생산 시설을 짓는다고 4일 밝혔다. 이날 웨스트라피엣 소재 퍼듀대에서 인디애나주와 퍼듀대, 미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투자 협약식이 열렸다. HBM은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부품이다.
SK하이닉스가 HBM 생산 공장을 해외에 짓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측은 "인디애나 공장에서는 2028년 하반기부터 차세대 HBM 등 AI 메모리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을 활성화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 짓는 해당 기지는 HBM 패키징(후공정)을 위한 시설이다. 지난해 AI 시대가 개막하면서 HBM 등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급증했다. 동시에 성능, 전력효율 극대화와 직결되는 후공정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앞서 HBM 1위 SK하이닉스가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해 미국에 첨단 후공정 투자를 결정하고 최적의 부지를 물색한 배경이다. 미국은 AI 분야 빅테크 고객들이 집중돼 있고 후공정 분야 기술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HBM 4세대인 HBM3를 AI칩 선두 엔비디아에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5세대인 HBM3E도 지난달 말 엔비디아 공급을 시작했으며 수율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맞서 글로벌 메모리 1위 삼성전자도 대반격을 준비 중이다. '기술 초격차'를 앞세워 리더십을 되찾겠다는 포부다.
실제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은 HBM 사업에 거듭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달 29일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HBM 관련) 전담팀을 꾸리고 정성을 다해 품질과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며 "이들의 노력으로 HBM의 리더십이 우리에게로 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용량인 36GB(기가바이트)의 HBM3E 12H(12단) 제품을 앞세우고 있다. 이미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했으며, 올 상반기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삼성의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일(현지시간) "삼성이 고성능 AI 메모리 분야에서 SK하이닉스 등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좁혀 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의 '비장의 무기'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AI 가속기 '마하-1'과 '꿈의 메모리'로 불리는 3차원(3D) D램 등이 대표적이다.
마하-1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메모리 사이에서 나타나는 연산 병목을 줄여주는 일종의 반도체 솔루션이다. 경 사장은 마하-1이 병목 현상을 8분의 1까지 줄여준다고 설명했다. 또 삼성은 마하-2 개발 계획도 시사한 상태다.
더불어 내년 3D D램을 선보이면서 기술 초격차 전략을 재가동할 것이란 전망이다. 해당 기술엔 ‘수직 채널 트랜지스터(VCT)’ 기술 등이 활용된다. 관련 로드맵은 지난달 26~28일 미국에서 열린 반도체 학회 '멤콘 2024'에서 공개됐다. 3D D램은 D램 내부에 있는 셀을 수직으로 쌓은 한 개의 D램이다. D램 완제품을 적층한 HBM과는 다른 개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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