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연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위 거부”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오세희 전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논란이 잦아들지 않는 모습이다.
오세희 전 소공연 회장은 지난달 6일 ‘플랫폼 독과점 및 불공정 행위 규제 촉구 기자회견’ 직후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오 전 회장은 당일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해 선순위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오 전 회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공직선거법 제87조에 따르면 ‘기관·단체(그 대표자와 임직원 또는 구성원을 포함한다)는 그 기관·단체의 명의 또는 그 대표의 명의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돼 있다.
그러나 소공연 회원사 중 일부가 ‘오세희 비례대표 후보자 지지 선언’ 등을 발표하고, 단체장 도장을 날인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정관에 명시된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이유다. 소공연은 지난달 자체 감사를 실시했으며, 현재 오는 12일을 기한으로 2차 감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김종복 전 충북소상공인연합회장은 8일 서울 여의도 소공연 건물(산림비전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세희 전 회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6일 12시까지였던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접수 시간 이후인 같은 날 오후 4시 14분 소공연이 발송한 ‘오세희 회장 신상관련 입장발표 임원회의 참석’ 공문에 오 전 회장의 이름과 직인이 찍혀 있었다는 주장이다. 이튿날 열린 ‘제1차 광역지회장단 정기회의’에 오 전 회장이 참석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종복 전 연합회장은 “정관에 따라 정치적으로 엄중하게 중립을 지켜야 할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직원을 동원해 지지선언문을 받고, 광역지회장들에게는 강요까지 했다면 이것은 명백한 공직선거법 위반 행위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중대재해처벌법 유예를 바라는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업계의 간절한 호소를 외면하고, 범 중소기업계 기자회견에서 소상공인연합회는 항상 빠졌다”며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은 당론으로 중대재해처벌법 통과를 내걸은 민주당의 눈치를 보고 행보를 맞추려 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낳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는 700만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법정경제단체인 소공연을 바르게 세우기 위한 노력”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소공연 측은 비례대표 출마 이후 오 전 회장의 명의로 찍인 직인과 관련해선 “행정상의 지연이 있었을 뿐이며 이후 해당 부분은 정리 완료됐다”고 전했다. 지회장단 정기회의 참여 사실에 대해선 단순히 자리에 배석했을 뿐이라며 “7일 오후 2시부터 광역지회장들의 정기회의가 있었고, 2시부터 4시 10분경까지 회의를 주최하는 동안에는 (지지서 작성 등의)사실이 없었다”며 “회의 중에는 오 전 회장의 거취에 관련된 얘기도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도 지난 4일 오 전 회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한 상황이다. 서민위는 고발장에 “원칙을 무시하고 부적절한 언행을 하고서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것은 편법이 난무하고 법치국가의 신뢰를 깰 시금석이 될까 우려된다”며 “엄격한 잣대로 철저히 수사해달라”고 밝혔다.
오 전 회장은 후원할 국회의원을 특정하지 않았고 후원도 실제로 이뤄지지 않아 법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오 전 회장은 국회 입성 후 소상공인들을 위한 법적, 제도적 근거 마련에 힘쓰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으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벗을 수 있을지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한편, 소공연은 논란이 불거진 지난달 즉각 성명서를 내고 선을 그었다. 소공연은 “본회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모든 행위를 거부하며, 본회 정관에 의거해 공직선거에서 절대적인 정치적 중립을 지킬 것을 선언한다”며 “정치에 관한 행위에 본회의 이름을 앞세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합회는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24조에 근거한 소상공인 법정경제단체로써, 소상공인의 권익을 대변하는 역할과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하는 목적에 충실할 것”이라며 “공직선거와 관련해 정치적 중립에 위배되는 그 어떤 행위도 하지 않을 것과, 위반행위가 발생할 경우 그에 대한 책임이 따를 것임을 다시 한 번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