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R&D 투자 확대…주요 그룹 공채제도 올해도 이어가
현대차그룹, 8만명 채용·68조원…LG그룹 국내에 100조원 투자
SK하이닉스, 120조원 용인클러스터…포스코, 2차전지소재 투자
한화그룹, 구조개편 방산·해양 시너지…효성그룹, 2개 지주사 재편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재 양성과 미래 기술 투자에 조금도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14.3%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1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오히려 투자와 고용을 늘렸다. 18일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R&D 투자로 28조3528억원을 투입했다. 이는 전년보다 13.7% 늘어난 수치다. 매출은 감소했는데 투자는 오히려 확대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3조1000억원 시설투자를 집행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20조원을 투자해 경기 용인시 기흥캠퍼스 반도체 R&D단지를 건설하고 있다. 메모리,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등 삼성 반도체의 종합 첨단기술 전진기지 구축이다. 이재용 회장은 2022년 8월 ‘광복절 특사’ 복권 후 처음으로 이 곳을 찾은 데 이어 지난해 회장 취임 1주년을 앞두고도 다시 한 번 찾았다.
삼성전자는 R&D 및 시설 투자뿐 아니라 고용도 늘렸다. 지난해 삼성전자 전체 직원 수는 전년보다 2.8% 늘어난 12만4804명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국내 주요그룹 중 유일하게 정기 공채 제도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8000명 규모의 상반기 공채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의 투자와 고용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강력한 경영 철학과 통한다. 이 회장은 2021년 옥중메시지를 통해 “삼성은 투자와 고용 창출이라는 기업의 본분에도 충실해야 한다”며 “나아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삼성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국내에서 8만명을 채용하고 총 68조원을 투자한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 발표한 투자계획에서 국내 투자 및 고용창출에 무게를 실어 새로운 투자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국내에 투자하는 68조원 가운데 31조원은 R&D에, 35조원은 설비투자에 투입한다.
현대차그룹이 채용할 8만명 가운데 4만4000명은 전동화,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배치된다. 현대차그룹의 직접 채용 규모는 8만명이다. 완성차 부문 고용 증가에 따른 국내 부품산업 추가 고용 유발 11만8000명도 고려하면 전체 고용 효과는 19만8000명에 이를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건설, 철강 등 타 산업까지 포함시 고용 창출 효과는 더욱 증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현대차그룹은 △미래 신사업 추진 △사업확대·경쟁력 강화 △고령인력 재고용 등 세 부문에서 8만명을 채용한다. 3년 동안 매년 평균 2만7000명 가량을 채용하는 셈이다.
SK그룹에서는 SK하이닉스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총 120조원을 투자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용인 클러스터에 최대 4개 반도체 공장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첫 번째 팹은 2027년 5월 준공이 목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용인 클러스터는 SK하이닉스 역사상 가장 계획적이고도 전략적으로 추진되는 프로젝트”라고 밝혔다.
LG그룹은 향후 5년간 100조원을 국내에 투자한다. 이는 5년간 LG의 글로벌 총 투자 금액의 65%에 해당하는 규모다. LG는 이번에 발표한 투자 재원의 약 55%를 R&D에 투입, 국내를 핵심 소재 연구개발과 스마트 팩토리 등 제조 핵심기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올 한 해 '차별적 고객 가치'와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더욱 매진하고자 한다”며 “주력 사업은 전후방 산업의 변화를 면밀히 살피며, 사업 전반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통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성과를 내는 단단한 사업 구조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포스코그룹은 2차전지소재 분야에 투자를 이어간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7월 2차전지소재 분야에서 2030년까지 총 매출액 62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대비 51%가 상향된 수치다. 구체적으로 리튬 매출 13조6000억원, 고순도 니켈 매출 3조8000억원, 리사이클 통한 리튬·니켈·코발트 매출 2조2000억원, 양극재 매출 36조2000억원, 음극재 매출 5조2000억원 등을 달성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들은 대대적 사업재편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육성해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 한화그룹은 물적·인적 분할을 추진하는 사업 구조개편을 단행한다. 한화그룹은 그룹 지주회사 (주)한화의 일부 사업을 한화오션과 한화솔루션에 양도하고, 모멘텀 부문을 물적분할하는 사업 구조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인적분할로 인더스트리얼솔루션 사업을 담당하는 신설 법인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칭) 지주 설립에 나선다.
효성그룹은 오는 7월 1일자로 존속회사인 (주)효성과 신설법인인 (주)효성신설지주의 2개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할 예정이다. 효성그룹의 독립경영 체제 개편은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함이다. 독립경영을 통해 지주회사별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해 경영 효율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