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새해가 밝아오면 전 국민이 찾아보는 것이 있다. 달력의 빨간 날. 뉴스에서도 그 해의 공휴일이 며칠이나 있는지, 어느 해에 공휴일이 가장 많은지 보도할 정도로 사람들의 관심이 지대하다. 그래서일까 공휴일이 별로 없는 11월은 눈여겨보지 않고 넘겨버리기 일쑤이다. 하지만 올해는 11월을 유심히 보자. 공휴일은 없지만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일제의 침략과 식민지 지배에 맞서 싸운 분들을 기념하는 순국선열의 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1905년 11월 17일 일본이 대한제국을 강압하여 외교권을 박탈한 을사늑약이 체결되었다. 이 늑약을 전후로 하여 순국선열의 국권 회복을 위한 활동이 본격화되었기 때문에 이를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의 독립 정신과 희생정신을 후세에 길이 전하고, 선열들의 얼과 위훈을 기리기 위해 1939년 11월 대한민국임시정부 임시의정원에서 11월 17일을 ‘순국선열의 날’로 지정하였다. 대표적인 순국선열로는 윤봉길 의사, 안중근 의사, 유관순 열사가 있지만,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분들도 많이 있다. 그중 경기동부보훈지청 관할지역인 여주 출신 13도 의병 총대장 이인영 선생은 의병 부대 최초의 전국적인 연합 작전인 서울진공작전을 펼쳤고, 박재혁 의사는 1920년 부산 경찰서를 폭파하여 일제 식민지 지배에 대항하였으며, 김마리아 열사는 여성 독립운동가로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활동하며 여성 교육에 힘썼다. 이분들뿐만이 아니다. 1905년 을사늑약 후 의병을 봉기하여 항일운동을 하시다 1911년 10년의 징역형을 받고 경성형무소 복역 중 단식투쟁하다 순국하신 최세윤 의사, 1907년 장성에서 의병을 봉기하여 1910년 순국하신 김영백 의사, 1907년 대한제국 근위병 참위 출신으로 의병진 선봉자로 활동하다 1909년 나주 고막원 일본군 병참 공격 중 순국한 정원집 의사 등 수많은 순국선열들이 계셨지만 이를 기억하는 이가 몇이나 될까? 또한 이름조차 남기지 않고 대한민국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유공자분들의 희생과 헌신을 추모하는 시간을 우리는 얼마나 가져봤을까?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경제 대국이며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성공적으로 발전한 자유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것은 핍박과 고난을 받았던 시기에 대의를 위해 분연히 일어섰던 수많은 순국선열의 희생으로 인한 것임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감사함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올해 경기동부보훈지청 관내 안성, 광주, 여주 등에선 순국선열의 날을 전후로 여러 기념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이처럼 11월 17일에는 독립을 위해 힘쓰다 의롭게 목숨을 바친 애국선열의 이름을 찾아보고 기억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시간을 잠시나마 가져보길 희망한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