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민생 앞세운 정쟁 법안 처리 동의 못해"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 마지막 5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쟁점 법안 처리에 강경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4·10 총선 압승을 바탕으로 '채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 특검법' 등 지지층이 원하는 법안들을 내달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시급한 민생 법안이 아니면 합의할 의사가 없다며 '본회의 보이콧'까지 거론하고 있어 강 대 강 대치는 계속될 전망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4·10총선에서 정권 심판 민심을 확인한 민주당은 연일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을 향해 '채상병 특검법'을 비롯해 '이태원 특별법', '전세사기특별법'의 수용을 촉구하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우리 당이 이번 21대 국회를 마지막 마무리하기 직전까지 해야 할 세 가지 과제가 있다"며 "이태원 참사 특별법, 해병대 장병 사망 사건에 대한 특검법과 2030 피해가 가장 많은 전세사기 특별법의 처리"라고 강조했다.
특검법 외에도 양곡관리법과 가맹사업법 등 민생 입법 처리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8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와 23일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를 각각 열어 양곡관리법, 민주유공자법, 가맹사업법 등을 여당 불참 속에 단독 처리했다.
농해수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사일정과 안건에 대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처리했다"며 "국회법을 무시한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라고 반발했지만 수적 열세에 별다른 대응은 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5월 2일과 28일 본회의를 열어 이들 법안 처리를 추진할 예정이다.
여기에 여야가 지난해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구성한 '2+2협의체'에서 논의가 중단된 법안들도 가능한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이자제한법(은행법 개정안)과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법 개정안, 소상공인3법(에너지·임대로 지원 및 폐업 시 일시 상환 유예) 폭염 시 작업 중단 내용이 담긴 산업안전보건법 및 과로사 예방법,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국립공공의료보건대학 설립·운영법 등이 포함된다.
국민의힘은 민생 법안이 먼저라며 '채상병 특검법'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 등 쟁점 법안을 위한 5월 임시국회는 열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21대 국회 마지막까지 합의된 민생 의제를 갖고 국회를 운영하는 데 찬성한다"며 "이 시점에 정치적인 정쟁 법안을 처리하는 데 민생을 끼워 넣기로 하겠다는 국정 운영 방식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채상병 특검법' 처리 요구에는 "지금 시점에서 그 문제가 그 정도로 심각한 문제인지 국민적 평가를 받아봐야 한다"며 "민주당은 최근 채 상병 특검에 완전히 목을 매고 있다는 인상을 받을 정도로 그 문제에 상당히 집중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또 윤 원내대표는 "채상병 (의혹은) 수사가 진행 중이고 특검은 수사가 부실하거나 공정성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 하는 것"이라며 "그 문제는 원내 협상 과정에서 당이 입장을 서로 논의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삶이 많이 어렵기 때문에 선거 이후 민생을 챙기는 문제에 조금 더 관심을 갖도록 국민들이 거대 야당에 기대하는 것 아니겠나"라며 "민주당이 선거에서 크게 승리해서 그런지 메시지가 너무 강하고 거칠다"고 꼬집었다. 한편 여야 원내대표는 오는 29일 정례 오찬 회동을 열고 5월 임시국회 의사일정 관련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