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 22대 국회 개원 앞두고…더 어두워진 '협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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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야대' 22대 국회 개원 앞두고…더 어두워진 '협치'
  • 조현정 기자
  • 승인 2024.04.3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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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영수회담서 이재명 '12개 요구 사항' 거부
민주, '채 상병 특검‧이태원 특별법' 처리 시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영수회담에서 언급한 12가지 요구 사항을 대부분 거부하면서 '여소야대'인 22대 국회에서도 '협치' 전망을 어둡게 했다. 민주당은 21대 국회 마지막 회기에서 '채 상병 특검법'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 등 강행 처리를 예고했고, 이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 여부가 사실상 '협치'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전날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영수회담 이후 '협치'에 대한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회담은 21대 국회 내내 평행선만 달리던 여야가 협치로 나아갈 계기를 마련했다"며 "이견이 일시에 해소되지 않았지만,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직접 서로의 생각을 확인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회담은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 두 번째, 세 번째 걸음이 이어진다면 어제의 첫 걸음도 큰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라며 "이번 회담을 계기로 여야정 소통이 활발해져 여러 정책 이견이 민생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현명하고 지혜롭게 조율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총선 민의로 확인된 국정 운영 기조 변화를 사실상 거부했다고 판단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은 어떠한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 민생에 관해 절박함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 했고, 총선 민의를 수용하겠다는 자세도 찾아볼 수 없었다"며 "대통령은 영수회담을 당장 위기를 모면하는 일시적인 방편으로 사용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지적했다.

특히 민주당은 이 대표가 A4 용지 10장 분량 원고의 모두 발언을 통해 요구한 12개 사항을 윤 대통령이 대부분 거부한 것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민생·국정 관련 요구 사항에는 △채 상병 특검법‧이태원 특별법 수용 △민생 회복 지원금 지급 △연구개발(R&D) 예산의 추경 편성 △거부권 행사 유감 표명 △전세 사기 특별법 등 민생 입법에 관심 △의과대학 증원 등 의료 개혁 협력 △연금 개혁 적극 추진 △국익 중심 실용 외교 전환 등이 포함됐다.

윤 대통령은 비공개 회담에서 채 상병 특검, 거부권 행사 유감 표명, 김건희 여사 특검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형배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심은 이렇다고 12개 안에 넣었는데 거기에 답을 안 한 것"이라며 "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다 자신들과 관련된 문제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총선 참패에도 기존 국정 운영 방향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시사하면서 22대 국회에서도 쟁점 법안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행사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이태원 특별법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국회에 제출된 법안을 법리적으로 볼 때 민간 조사위원회에서 영장 청구권을 갖는 등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을 부분이 있어 이를 해소하고 논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1월 30일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당시 입장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영수회담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독소 조항이 있다는 말로 이 법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한 것"이라며 "사실상 윤 대통령이 거부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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