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잃은 시중자금...3월 통화량 역대 최대폭 증가
CMA 84조 돌파 '사상최대'...MMF·요구불예금도 '쑥'
CMA 84조 돌파 '사상최대'...MMF·요구불예금도 '쑥'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자금이 늘면서 시중 통화량이 열 달째 증가추세다. 3월 시중에 풀린 돈이 역대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불투명해지면서 자산시장이 지지부진하자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기성자금으로 몰려들었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24년 3월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3월 M2(광의통화, 평잔)는 3994조원으로 전월(3929조9000억원)보다 64조2000억원 늘었다. 1986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증가율로는 전월대비 1.6% 늘며 2009년 2월(2.0%) 이후 최대치를 보였다. M2는 지난해 5월까지 1999년 이후 24년 만에 처음으로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인 후 6월(0.3%)부터 반등에 나서 10개월 연속 올랐다. 전년동월대비로는 4.9% 늘어 전월 증가 폭(3.4%)보다 커졌다. M2의 전년동월대비 증감률은 2021년 12월(13.2%) 이후 17개월 연속 둔화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6월부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M2는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협의통화(M1)에 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통화 지표로 통상 시중에 풀린 통화량을 의미한다. 금융상품별로는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18조6000억원), 정기예적금(전월대비 +12조9000억원), MMF(+10조7000억원), 수익증권(9조2000억원) 등이 증가한 반면, 시장형상품(-4조9000억원)은 감소했다. 경기 주체별로는 가계 및 비영리단체(+35조6000억원)과 기타부문(+9조8000억원), 기업(+7조5000억원)등이 증가했지만, 기타금융기관(-6000억원)은 감소했다. 이지선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 과장은 "피벗(통화정책 전환) 기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청년 희망 적금 만기 도래에 따른 수령금이 요구불 예금과 수시입출식저축성 예금 등 투자 대기 상품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가 2700선을 기록한 데다 가상화폐 시장도 활기를 띄면서, 당장 투자하기 보다는 지켜보면서 투자하겠다는 대기 자금으로 쏠렸다"고 덧붙였다.한편 15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상승률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다시 치솟은 점은 투자심리 회복에 긍정적 요인이 될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4월 CPI가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추가적인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세 둔화) 기대가 되살아나고, 통화정책 불안심리도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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