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매년 6월 6일은 호국영령의 명복을 빌고 순국선열 및 전몰장병의 숭고한 호국정신과 위훈을 추모하는 법정기념일이고 공휴일로 조기(弔旗) 게양을 한다.
전국의 자치단체 민방위경보 사이렌 장비에서 오전 10시부터 1분간 묵념 사이렌이 울리면 경건한 마음으로 묵념 시간을 갖기도 한다.
또한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의 충의와 위훈을 선양하고, 학생·일반 국민의 나라사랑정신 함양 등을 위한 많은 행사가 전국에서 열린다.
현충일 당일에는 대전·서울국립현충원 및 호국원의 교통혼잡 등으로 많은 단체는 6월 초 일찌감치 차분하게 다양한 추모행사를 추진하기도 한다.
이에 필자도 지난 6월 1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있은 순국선열과 순직 시절인연들의 참배 및 추모행사를 다녀왔다.
이날 행사에는 순직유가족 및 시절 인연인 예비역 4성 장군 3명 등 전국에서 5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현충탑 헌화와 묵념, 현충관 추모행사 그리고 묘역 참배 및 추모리본 부착 등의 순으로 진행됐는데, 김모 대위의 유가족 대표 추모사가 참석자 모두를 눈물과 목이 메이도록 만들었다. 미망인 모친이 두 아들을 갖은 고생을 하면서 공부시키고 부친에 이어 든든한 대한민국의 군인으로 만든 자랑스럽지만 가슴 아픈 사연에 무장 해제될 수 밖에.
이곳 대전현충원에는 연일 언론과 정치권을 달구고 있는 순직 해병 채수근 상병과 얼차려로 숨진 육군 훈련병이 잠들어 있다. 많은 국민이 내 자식처럼 안타까워하고 애도했다. 두 젊은 청년들에게 이 나라와 기성세대는 할 말이 없다는 시대적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기도 한다.
그런데 많은 묘역을 참배하면서 한 유족의 “명명백백하게 사실을 밝혀야 함에도 아직도 거짓말과 위증 그리고 훈련병 영결식날 축하주에 어퍼컷 세레모니로 공감능력 부재를 뛰어넘어 같이 어울리고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은 과연 투명 인간인지 많은 국민들은 묻고 있는데 답이 없다.”고 한숨 섞인 얘기가 아직 귓가에 생생하다.
모든 행사 일정을 마치고 돌아왔지만 그 어느 해보다도 마음이 편치 않았고 지난해 대통령의 현충일 추념사 가운데 “국가의 품격은 국가가 누구를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라는 대목이 떠올랐고 여기에 해답이 있다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또한 현충일 도심 속 온통 아파트단지가 즐비한 곳으로 손자 대신 반려견과 함께 무료함을 달랠 겸 산책을 하면서 아파트 건물 외벽으로 눈을 돌리니 필자의 집처럼 태극기가 휘날려야 할 베란다는 휘휘하고 걸려 있는 태극기마저 일부는 조기(半旗)가 아니어서 씁쓸한 생각과 함께 나라 사랑, 태극기 사랑 교육이 절실함은 물론 이 시대 퇴계 선생과 같은 큰 어른이 생각난다. 아! 퇴계 형. 세상이 왜 이래요. 왜 이렇게 힘들어요.…·.
김철홍 자유기고가(문화유산국민신탁 충청지방사무소 명예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