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언제까지 기다릴 건가…법대로 처리"
추경호 "대통령 재의요구권 행사 강력히 건의"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22대 국회 단독 개원에 이어 상임위원장 선출까지 밀어붙이고 국민의힘은 국회 '보이콧'으로 맞서 대치 정국의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은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도 국민의힘이 계속 거부할 경우 이마저도 모두 차지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국민의힘은 향후 야당 단독 상임위에 모두 불참하고 야당 단독으로 처리할 법안들에 대통령 거부권(재의요구권)을 건의하겠다고 예고해 '도돌이표' 거부권 정국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에서 박찬대 원내대표를 향해 "지금 7개 상임위를 여당에 구하라고 독촉하고 있는데 반응이 없는 것 아닌가. 거부하겠다는 태도인가"라고 물으며 "언제까지 기다리실 것인가. 법률상으로는 월요일(10일) 했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국방위를 포함해 미구성된 상임위도 신속하게 최대한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거부하는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민주당이 맡고 전체 18개 상임위 모두를 가동해야 한다는 취지다. 민주당은 현재 13일 본회의를 열어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 선출도 의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박찬대 원내대표는 "아직 완료되지 않은 7개 상임위도 하루빨리 구성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국회의장에게 요청하겠다"며 "국민의힘도 원 구성 마무리를 위해 적극 협조하길 바란다"고 거듭 여당을 압박했다.
상임위원장을 이미 선출한 상임위도 가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법사위원장을 맡은 정청래 최고위원은 "국회법은 협의이지, 합의가 아니다"며 "국회법이 정한 대로 국회법에 따라 각 상임위를 열어 시급한 현안들을 시급하게 처리하겠다. 법사위는 현안인 채 상병 특검법안 등을 법과 원칙에 따라 조속히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민주당을 향해 "광란의 질주"라며 일방적 국회 운영을 힐난하면서도 의석수 열세 상황을 극복할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신 야당이 단독으로 운영하는 상임위에 불참하고, 여야 합의 없이 본회의에서 통과되는 법안들에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해 입법부와 행정부의 극한 대립은 22대 국회에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의회정치 정상복구 의원총회'에서 "헌정사에 오명으로 남을 민주당의 광란의 질주가 시작됐다"며 "반쪽 의장이 만들어낸 반쪽 국회가 입법 폭주 면허증을 받은 양 브레이크 없는 폭주를 시작했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엉터리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은 책임감을 갖고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강하게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선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상임위는 원초적으로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기에 불참한다"며 "여야 합의 없이 진행되는, (국민의힘이) 참여하지 않는 상임위에서 결정되는 어떠한 법안들도 동의할 수 없다. 그런 법안들이 폭주해 본회의에서 통과된다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강력히 건의할 방침"이라고 거듭 밝혔다.
정광재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브레이크 없는 폭주 기관차 같은 민주당의 입법 폭주가 민주주의 퇴행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다"며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남은 상임위원장 7개 자리도 본인들이 차지하겠다고 예고했다. 민주당만을 위한 국회의장을 앞세운 것에 더해, 애초부터 협치의 의지조차 없었음이 분명해졌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