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의존도 낮추기 성공…미국 시장서 수출 비중 확대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한류 붐에 힘입어 K뷰티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K-팝, 영화, 드라마 등의 전 세계적인 흥행 덕분에 K-뷰티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25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23억달러(약 3조2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화장품 수출 대상국은 175개국으로 역대 가장 많았고, 그 중 110개국에서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과거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은 주로 중국에 편중된 구조였다. 사드 배치 결정과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에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 다각화에 집중했고, 그 결과 올해 1분기 중국 수출 비중은 26.6%로 줄었다. 반면 미국, 일본, 프랑스 등지에서 한국 화장품의 비중이 커졌다. 현재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인 미국이 차지하는 수출 비중은 16.4%로, 한국은 미국에 두 번째로 많이 화장품을 수출하는 국가가 됐다. 중국과 미국의 수출 비중의 격차는 올 1분기 10.2%로 좁혀졌다.
지난 5월 기준 중국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9.6% 감소했지만, 미국에서는 69.7% 증가했다. 중국에서도 전년 동월 대비 화장품 수출이 감소했지만, 월별 기준으로는 늘고 있다.
보건산업진흥원은 2029년 화장품 시장 규모가 미국은 1269억달러(175조4393억원), 중국 1040억달러(143조7800억원), 일본 325억달러(44조9313억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화장품 기업들은 다변화 흐름을 타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기침체 장기화, 내수 경기 불안 등 여파에 지지부진하던 업계 양대산맥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시장 다변화를 통해 1분기 반등에 성공했다. 에이피알, 클리오, 에이블씨엔씨 등 중소·중견업체들의 영향력도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중소 뷰티 기업의 성장세는 화장품 제조업체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선순환도 일어나고 있다.
국내 1위 헬스&뷰티(H&B) 스토어 CJ올리브영에서는 지난해 외국인 매출이 1년 만에 660%, 7배 이상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올리브영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일본 진출을 계획 중이다.
국내 화장품 업종 성장을 견인하는 수출 물량 증가 추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 화장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기 시작한 만큼 이익 증가 사이클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수출국 다변화도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경우 최근 한국산 화장품 수입 시 붙는 관세를 내년부터 철폐해 한국 화장품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튀르키예에서는 한류 확산으로 한국 화장품이 수입 시장 점유율 3위로 급부상했으며, 멕시코의 경우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최근 10년간 10배 이상 증가했다. 인도에서는 중산층의 성장으로 천연 성분을 사용한 국산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한국 화장품은 경쟁력이 높아 해외 수요는 앞으로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좌우명 : 하루를 살아도 감사하고 행복하며 풍요롭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