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상반기 순이익 예상치 9조원 육박
주담대 수요 급증에 H지수 ELS 손실 환입 가능성
주담대 수요 급증에 H지수 ELS 손실 환입 가능성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국내 4대 금융지주가 올해 연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급증하는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 홍콩H지수(HSCEI)가 조금씩 반등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기초로 발행된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감소 역시 실적에 기여할 것이라는 의견이 증권가에서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올해 상반기 순이익 합계 전망치는 8조7332억원으로 알려졌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상반기(9조1824억원) 대비 4492억원 감소했지만 H지수 기초 ELS 손실에 따른 충담금 설정 효과를 제외하면 상반기 10조원이 넘는 순이익 거뒀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은행업계 등에 따르면 KB금융의 2분기 예상 순이익은 1조491억원, 신한금융은 1조2973억원, 하나금융 9516억원 우리금융은 8064억원으로 전해진다. KB금융을 중심으로 1분기 대비 2분기 실적 회복세가 뚜렷한 모습이다. KB금융의 경우 1분기 대비 38.0% 정도로 순이익이 성장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지주 모두 합산하면 5.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주택 수요 회복세가 두드러지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3일 기준 705조3759억원으로, 5월 말(703조2308억원)보다 2조1451억원 증가했다. 4월 이후 석 달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중 주담대 잔액(548조2706억원)이 1조9646억원 늘며 가계대출을 끌어 올렸다. 윤수민 NHALL100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은 “지난해에 비해 주담대 금리가 소폭 하락하고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 등으로 주택거래가 증가하면서, 주택 구입에 나서는 실수요자가 점점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주담대 수요도 증가하고 있으며 전반적인 가계대출 레벨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홍콩 ESL 배상액 환입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4대 금융지주는 은행 홍콩 ELS 손실 배상 비용으로 1분기 1조3234억원 가량을 충당금으로 설정했는데, 지수가 최근 반등하는 모습이다. 20일 홍콩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한때 H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87포인트(0.12%) 오른 6595.64에 거래됐다. 올해 1월 22일 최저점 5001.95보다 1593.69포인트 오른 상황이다. 이에 은행권도 자율배상 관련 비용이 환입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H지수가 연초 대비 10% 이상 상승하면서 충당부채 일부 환입이 가능할 것”이라며 “은행별 환입 규모는 수십억원에서 최대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고금리 시대에 금융사들만 배를 불린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는 점은 부담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말 회계법인 CEO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리스크 관리와 시장분석 능력이 있는 은행들이 소비자한테 (책임을) 다 전가하는 구조는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바 있다. 그는 “변동금리 베이스로 돼 있어 그로 인한 고통은 가계와 소상공인이 온전히 받을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지적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