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빛 좋은 개살구될라"…K-방산, 국산화 등 해결과제 산적
상태바
[기획]"빛 좋은 개살구될라"…K-방산, 국산화 등 해결과제 산적
  • 서영준 기자
  • 승인 2024.06.24 15: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방핵심소재 해외 수입의존도 높아
적극적인 수출금융지원 뒷받침 돼야
지난 4월 24일 충남 태안 국방과학연구소 안흥시험장에서 진행된 시험사격에서 폴란드형 천무 HOMAR-K에서 사거리 290km급 유도탄이 발사되고 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지난 4월 24일 충남 태안 국방과학연구소 안흥시험장에서 진행된 시험사격에서 폴란드형 천무 HOMAR-K에서 사거리 290km급 유도탄이 발사되고 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K-방산이 연이은 수주 대박을 터트리고 있지만 세계 4강 진입을 위해서는 핵심부품 국산화, 소재 공급망 확보 등 변수 대응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먼저 국내 방산업체들은 핵심소재의 해외 수입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국방핵심소재 자립화 실태 분석 및 공급망 강화방안' 보고서를 통해 내열합금, 타이타늄 합금 등 우리나라 국방핵심소재 10종의 해외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아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크게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첨단무기 개발과 생산에 필수적인 국방핵심소재들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기준 국방핵심소재(10종) 총 조달금액 8473억원 중 78.9%(6684억원)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부적으로 금속소재(8종)는 조달금액 8086억원 중 80.4%(6500억원)를, 비금속소재(2종)는 조달금액 387억원 중 47.5%(184억원)를 수입했다.

소재별 해외 수입의존도를 살펴보면 마그네슘합금과 내열합금은 100%, 타이타늄 합금과 니켈·코발트는 99.8% 알루미늄 합금은 94.9%로 방산핵심 금속소재 대부분이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비금속소재인 복합소재와 세라믹도 각각 47.4%, 51.3%를 수입하는 것으로 나타나 국방핵심소재 대부분이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향후 첨단무기체계 개발에 필수적인 국방핵심소재 자립화 및 공급망 강화전략 마련을 위해 △국방소재 인프라 구축 △거버넌스 및 협력체계 강화 △국방소재 관련 제도 및 절차 정립 △글로벌 공급망 강화 등 네 가지 측면에서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 연구위원은 "우선적으로 방산부품과 동격 수준으로 방산소재의 개념을 재정립하고 개발-생산-시험평가-인증 등 전주기 차원의 국방핵심소재 자립화 기반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며 "국방소재 통계 및 공급망 조사 정례화를 통해 공급망 취약점을 식별하고 조기경보시스템 구축과 우방국과의 글로벌 공급망 협력을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적극적인 수출 금융 지원 정책도 강조된다.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한 '수출입은행법 개정안'으로 수출입은행의 정책지원금 자본금 한도가 기존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늘어나게 되면서 방산 관련 수출 금융을 지원할 여력이 커졌지만 당장 방산 수출 지원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본금이 10조원 더 늘어난 건 아니었다.

기획재정부가 금융 계약에 필요한 자본금을 수출입은행에 지원하지 않고 있어 계약 효력 발생 시기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또 효력이 발생해도 문제다. 수은법 개정안은 자본금 한도를 1년에 2조원씩 5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다. 사실상 일괄 자금지원이 쉽지 않다는 의미다.

다행히 이달 말로 예정된 폴란드 무기 수출은 이르면 오는 9월로 연장되며 급한 불은 꺼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2월 폴란드와 3조원대의 K-9 자주포 수출 계약을 맺었으나, 다음 달까지 당국 간 별도의 수출 금융 지원 계약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실행 계약 효력이 사라질 처지였다.

하지만 수출 금융 지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올해 계약 기한이 임박한 다른 방산업체들은 이미 체결한 계약까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현대로템도 폴란드와 2022년 1000대 규모의 K-2 전차 수출 기본계약을 체결한 후 현재 820대에 대한 잔여 계약을 앞두고 있다. 미흡한 금융지원으로 계약이 불발될 경우 다른 무기 구매국의 의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수출 금융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보안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4월 북한의 대표적인 해킹조직 라자루스·안다리엘·김수키가 국내 방산기술 탈취를 목표로 최소 1년 6개월 전부터 전방위적인 해킹 공격을 가했다. 국내 방산업체 총 83곳 중 10여곳이 해킹당했지만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추산되지 않았다. 지난 5월에는 국방부와 군 고위급 인사들도 개인 이메일이 북한 소행으로 추정되는 해킹 공격을 당해 경찰 수사 중이다. 이 사건은 군 서버에 대한 사이버 공격과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