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대형 수주로 하반기 반등 기대감
하반기 전기차 신차 출시도 호재로 작용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국내 배터리 업계가 최근 대규모 수주 등에 힘입어 올 하반기에는 반등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 매출액 6조1619억원, 영업이익 1953억원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29.8%, 영업이익 57.6% 감소한 수치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7312억원, 지난해 4분기 3382억원, 올해 1분기 1573억 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다.
다른 배터리 업체도 실적 개선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의 2분기 영업이익은 3805억원으로 전년 동기(4500억원) 대비 15.48%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2021년 1분기부터 1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SK온은 2분기에도 영업손실 20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 영업손실 3315억원과 비교하면 소폭 축소된 수치지만 흑자 전환이 요원한 상황이다. 삼성SDI와 SK온은 각각 오는 30일과 내달 1일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다만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최근 잇따라 대규모 수주 낭보를 울리면서 하반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프랑스 자동차 기업 르노의 전기차 부문인 암페어와 전기차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 한국 배터리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을 제치고 따낸 수주로, 2025년 말부터 2030년까지 순수 전기차 약 59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39GWh 규모를 공급한다.
삼성SDI 역시 미국 최대 전력 기업 넥스트에라에너지와 약 1조원대 ESS 장기 공급 계약을 위해 막바지 협의 중이다. ESS 시장 역시 세계 1위 전기차용 배터리 제조업체인 중국 CATL이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40%나 점유한 시장인데, 삼성SDI는 이를 계기로 적극적으로 북미 ESS 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하반기 전기차 신차를 출시하는 것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7월부터 고객 인도에 들어가는 기아 EV3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그룹의 인도네시아 합작공장에서 만든 배터리가 탑재된다. EV3는 이미 사전계약 1만대를 돌파한 상황이다. 다음달 사전 계약이 시작되는 캐스퍼 일렉트릭 역시 실적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SK온은 아이오닉 시리즈에 기대를 걸고 있다. 주력 모델인 아이오닉5가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자사 4세대 배터리가 탑재된 데다 미국 조지아2공장을 현대차 라인으로 연내 전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또 올해 말 출시 예정인 전기차 플래그십 모델인 아이오닉 신차에도 자사 배터리가 탑재되는 만큼 SK온 측은 신차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