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종합대책 발표에도 기존 발생한 비용은 현장 몫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자금사정이 악화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급격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경영 위기 극복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경영위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부터 시작됐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소비자를 유치할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 이후 3고(고환율‧고금리‧고물가) 위기가 발생했고, 현재 고물가에 따른 소비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소비가 줄어들면서, 영세 자영업자의 경영여건도 악화됐다.
실제 코로나19 사태 전후 대출잔액 격차는 급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예금은행의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454조1000억원으로 코로나19 전인 2019년 6월 말과 비교해 128조9000억원(39.6%) 늘었다.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 규모는 더욱 크다.
늘어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는 사례도 속출했다. 지난 5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전월보다 0.08%포인트 오른 0.69%를 기록했다. 지난 2015년 2월 0.68% 이후 9년 3개월 만에 최고치다. 2년 만에 연체율이 3배 넘게 상승한 상황이다.
정부는 생업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채무조정을 진행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및 역동 경제 로드맵 발표’을 통해 소상공인 종합대책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저금리 대환대출 지원 대상을 저신용자에서 중저신용자까지 확대해 소상공인의 이자 부담을 낮추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이 나선 만큼,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중기부는 우선 그간 소상공인‧자영업자를 괴롭힌 빚을 해결할 계획이다. 중기부는 8월부터 정책자금 상환연장 대상을 확대하고, 연장 기간도 최대 5년까지 확대한다. 5조원 규모의 전환보증을 신설하고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전환하는 프로그램의 요건도 완화한다.
타 부처와의 협력도 강화한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새출발기금’을 운영하고 있다. 새출발기금은 자영업자 채무조정 프로그램이다. 중기부는 새출발기금 확대를 예고했다. 새출발기금을 현행 30조원에서 40조원 이상 규모로 확대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대출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소상공인업계 관계자는 “생업 현장의 대출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정부의 대응은 환영한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대외여건 악화와 이전 정부의 판단으로 발생한 빚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소상공인‧자영업자 보호를 넘어 정부의 선택으로 발생한 피해도 책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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