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지난해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도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고(故) 채모 상병의 1주기가 오는 19일 돌아온다. 이에 정치권 인사들이 여야 불문 채 상병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다. 다만 여당은 공수처 중심의 순직 사건 조사를, 야당은 특검법 재의결을 통한 진실 규명을 강조했다.
채 상병 1주기 전날인 18일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로 나선 이재명 전 대표는 서울 청계광장에 마련된 채 상병 1주기 추모 시민분향소를 방문해 방명록에 "성역 없는 진상규명으로 국가의 책임을 다하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추모 이후 현장의 정원철 해병대 예비역연대 회장에게 "1년이 다 돼 가도록 진상 규명도 잘 안 되고 은폐 의혹은 더 커지고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게 채 상병 특검법을 반드시 관철하겠다. 진상을 규명하고 억울함을 밝히고 모든 것을 제자리로 빨리 돌려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와 함께 8·18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 역시 이날 오후 분향소를 찾아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로 곧 국회 재의 투표를 앞둔 채 상병 특검법의 국회 통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국민의힘은 "경찰과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결과가 우선"이라며 "(결과를 우선 본 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수사 결과가 나올 경우 먼저 특검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경기도 과천시에 있는 공수처 청사를 방문해 채 상병 사건 수사 결과 발표를 촉구했다.
추 원내대표는 "다시 한번 직접 조속한 수사결과 발표가 되기를 촉구하기 위해서 이렇게 왔다"며 "진상결과가 제대로 발표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언론 등에서 온갖 추측 보도가 난무하면서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는 그런 양상"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여당은 야당에 '비극의 정쟁화'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신동욱 원내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특검법 재의 추진은) 이재명 대표의 방탄과 대통령 탄핵의 징검다리로 이용하려는 불순한 시도"라며 "(민주당은) 이 사건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얕은 생각은 버리고 진실규명을 위한 노력에 협조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 등의 재의를 추진할 전망이다. 다만 범야권의 의석이 재의에 필요한 의석인 200석을 채우지 못하기 때문에, 해당 법안은 본회의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민주당은 채 상병 특검법이 부결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새로운 의혹들을 포함해 이른바 '국정농단 특검법'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