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내몰린 중소기업…‘옥석 가리기’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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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내몰린 중소기업…‘옥석 가리기’ 나서야
  • 김혜나 기자
  • 승인 2024.07.2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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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법인 파산 신청만 987건
회생 아닌 파산 선택…한계 몰린 中企
서울 시내에 부착된 카드 대출 관련 광고물.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에 부착된 카드 대출 관련 광고물.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고금리와 고물가가 지속되며, 금융위기 대응 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그간 대출로 겨우 연명한 영세기업들은 파산을 선택하는 실정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매출 및 영업이익을 회복하지 못하고 파산을 신청하는 중소기업이 늘었다. 올해 상반기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987건으로 지난해 상반기(724건)보다 36.3% 증가했다.

기업 대출도 늘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652조4661억원으로, 630조8855억원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21조5806억원(3.42%) 늘었다.

한국은행의 ‘1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소기업 부채비율(114.3%)은 2018년 1분기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다. 이에 옥석 가리기, 즉 구조조정을 통해 좀비기업은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더 이상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 기업들이 많은 만큼, 건전한 기업으로 투자 수요가 옮겨가야 국가 경제 회복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국내 기업구조조정 제도는 법원이 주도하는 공적 구조조정 제도인 ‘회생절차’와 채권금융기관 주도로 이뤄지는 ‘워크아웃 제도’로 구분된다. 금융안정위원회(FSB), 세계은행(WB),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국제기구 등은 기업이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게끔 다양한 절차를 마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다만, 중소기업의 경우 이러한 절차를 밟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에 중소기업계는 올해 초부터 ‘제3자 구조조정 기관’ 설립을 주장해 왔다. 법인 파산·회생 신청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기업의 존속가치를 고려하지 않는 구조조정 진행 시 산업생태계의 경쟁력이 약화된다는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회생 대신 파산을 택하는 중소기업들이 더 많다는 것은 이들의 경영 상태가 한계에 달해 더 이상은 사업을 이어갈 수 없을 정도라는 것”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부터 버텨왔던 기업들도 무너지는 것인데, 상반기뿐만 아니라 하반기에도 비슷한 상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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