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견 불일치...윤석열 대통령 임명 강행 가능성도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연기됐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보고서 채택을 놓고 여여 간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야당은 김 후보자의 주된 경력이 재정분야에 한정돼 있어 금융위원장의 역할을 충실히 하지 못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 채택은 일단 불발됐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도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24일 전체회의를 열어 김병환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야당의 반대로 중단됐다. 야당은 김 후보자의 이력을 문제삼았다. 정무위 야당 측은 “김 후보자가 주로 재정분야 경력을 갖고 있어 금융위원장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에 제기됐고, 병역 문제 등과 관련한 자료 제출도 부실했다”고 밝혔다.
다만 일정 형식을 거친 뒤 윤석열 대통령이 직권으로 임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김 후보자가 완전히 낙마한 상황으로 볼 수 없다. 정무위에서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되더라도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어서다. 국회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대통령이 인사청문 요청안을 제출한 날로부터 20일 내에 청문 절차를 마쳐야 한다. 이 기간 내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대통령은 열흘 이내 기간을 정해 국회에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고, 국회가 이 기간이 지나도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 대통령은 보고서 채택 여부와 관계없이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시작부터 험로를 예고한 김 후보자는 앞에는 가계부채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후보자 본인도 이 문제를 엄중히 보고 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2일 인사청문회에서 “무엇보다도 금융시장 안정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며 “부동산PF는 엄정한 사업성 평가를 기반으로 질서있는 연착륙을 유도하고, 가계부채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내실화 등을 통해 철저히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계부채에 대해 “기본적으로 갚을 수 있는 능력에 따라 대출하거나 빌리는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면서 “제도적으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어떻게 내실화할 거냐고, 총량 부분에 있어서는 각 은행이 연간계획을 따르는지 감독당국이 점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시장과 관련해서는 “서울만 보면 부동산 시장은 좀 경각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면서 “지방하고 서울이 온도차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