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위기의 한국, 글로벌 유니콘 부재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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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위기의 한국, 글로벌 유니콘 부재 심각
  • 오시내 기자
  • 승인 2024.08.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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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니콘, 플랫폼 스타트업 다수…시장 변화에 민감한 플랫폼 저평가 경향 높아
스타트업 스케일업 시작한 정부…대규모 자금 필요한 유니콘에 빠른 자금 조달 필요
미국의 스타트업 평가기관인 CB인사이트가 지난 4월 발표한 글로벌 100대 인공지능(AI)스타트업에 포함된 국내 기업은 ‘리벨리온’과 ‘트웰브랩스’ 2곳이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미국의 스타트업 평가기관인 CB인사이트가 지난 4월 발표한 글로벌 100대 인공지능(AI)스타트업에 포함된 국내 기업은 ‘리벨리온’과 ‘트웰브랩스’ 2곳이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국내 유니콘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더딘 가운데, 그 이유를 놓고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플랫폼 스타트업에 집중된 국내 유니콘 생태계가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스타트업 배출에만 초점을 맞춘 정부 정책이 기업의 '스케일업'으로 확대된 만큼, 향후 질적 성장의 밑거름이 될지 주목된다.

유니콘은 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인 비상장스타트업을 말한다. 상장, 인수합병(M&A) 등으로 스타트업 지위를 졸업한 기업들은 제외된다.

1일 스타트업레시피 유니콘 보드에 따르면, 지난해 유니콘에 편입한 국내 기업은 ‘파두’와 ‘에이피알’ 단 두 곳뿐이다. 이후 1년이 지난 7월까지 새롭게 편입한 유니콘은 없다.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스타트업이 두각을 나타내는 사례도 많지 않다. 미국의 스타트업 평가기관인 CB인사이트가 지난 4월 발표한 글로벌 100대 인공지능(AI)스타트업에 포함된 국내 기업은 ‘리벨리온’과 ‘트웰브랩스’ 2곳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글로벌 100대 유니콘 기업 명단에 속한 우리 기업도 ‘토스’ 한 곳뿐이었다.

업계는 부진한 글로벌 시장 성적의 원인으로 이커머스 등 플랫폼 스타트업 위주로 형성된 국내 유니콘 기업의 분포를 지목한다. 플랫폼 기업에 해당하는 유니콘은 당근, 리디북스, 무신사, 버킷플레이스(오늘의집), 야놀자, 여기어때, 오아시스, 직방, 컬리, 위메프 등으로 10개다. 최근 티몬·위메프 사태로 위메프가 파산 기로에 선 것을 감안해도 지난달 기준 25개인 유니콘 기업 중 약 40% 정도가 플랫폼으로 사업을 영위한다.

플랫폼 산업은 대내외적 변수로 유니콘 지위를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정부의 규제, 경제 상황 등에 따라 기업의 성장이 쉽게 타격을 입는다. 이런 점 때문에 시장에서 플랫폼 가치는 저평가되곤 한다.

일각에서는 과거 스타트업 배출에만 초첨을 맞춘 정부 정책이 스케일업으로 확대되면서 향후 글로벌 유니콘 등장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친다. 중기부는 지난 6월부터 글로벌 유니콘 배출을 목적으로 아기유니콘과 예비유니콘 등을 선정했다. 이들에게는 시장개척자금 최대 3억원과 기술보증기금의 특별보증 최대 50억원이 지원된다.

다만, 유니콘을 위한 대규모 자금 마련 방안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자본시장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유니콘 기업은 고속 성장에 따라 발생하는 대규모 자금수요 충족이 원활히 이뤄져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대규모 자금은 기본 벤처캐피털(VC)만으로 조달이 어려워 기업형벤처캐피털(CVC), 기업, 헤지펀드, 국부펀드 등 다양한 자본시장 투자자의 참여가 필요하다.

한국자본시장연구원은 “스타트업을 만들고도 이들을 키우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과거에는 정부 정책이 스타트업 배출에 중점을 뒀지만, 최근에는 스케일업에도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정부도 스케일업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만큼 대규모 자금 유입이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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