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이하 ‘주미공사관’)이 미국의 국가사적지로 등재 예고되어 8월 8일(미국 현지 시간 8월 7일) 미 연방정부 관보에 게시됐다.
국가사적지(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s)는 미국 국가사적보존법(National Historic Preservation Act of 1966)에 따라 등재되는 지구(District), 건물(Building), 구조물(Structure), 사물(Object)로서 역사적 중요성이나 예술적 가치에 따라 등재된다.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은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이사장 김정희, 이하 ‘국외재단’)과 함께 외교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지난 3월 주미공사관이 있는 워싱턴 DC 당국에 주미공사관의 미 국가사적지 등재를 신청했다.
등재 신청서를 검토한 워싱턴 DC 역사보존위원회는 공사관이 미국 국가사적지 등재기준에 충족된다고 최종 평가했다.
공사관이 미국 내 소수민족 구성원과 관련된 독특한 역사적 공간으로서 해석 및 보존의 측면에서 모두 탁월한 가치가 있으며, 건물의 원형을 보존한 채로 전시공간을 단장해 역사적 공간으로 재현한 점을 특히 높이 평가했다.
워싱턴DC 역사보존위원회(DC Historic Preservation Review Board)는 워싱턴 DC정부의 소속기구로서 역사유적의 지정, 역사 보존에 관한 조언, 연방차원의 역사 보존정책 시행 등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1877년 건립된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은 1888년 미국에 파견된 대한제국의 공관원들이 1889년 2월 상주공관을 설치하고 1905년 11월 을사늑약으로 대한제국이 일제에 외교권을 빼앗길 때까지 16년 간 대한제국 공사관으로 쓰였다. 이후 일본이 강제 매입한 뒤 1910년 미국인에게 매도해 트럭화물운수노조사무소, 미국흑인여성협회 사무소 등으로 쓰이기도 했다.
2012년 국가유산청(당시 문화재청)이 매입해 총 5년간의 자료조사와 복원, 새 단장(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2018년 역사전시관으로 개관한 이후로는 1·2층은 국내외에서 발굴한 각종 역사 문헌과 사진자료를 바탕으로 한 복원과 재현 공간으로, 3층은 한미관계사 등을 전시패널과 영상자료로 볼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조성했다.
지금은 주 6일(월요일 제외, 오전10시~오후 5시) 영어와 한국어 안내 해설사를 배치해 현지 관람객들에게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미국 국립공원관리청(National Park Service, 내무부 소속)은 8월 22일까지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 후 9월 중 등재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주미공사관이 국가사적지로 등재되면 세금 감면 혜택과 함께 조건에 따라 보호나 보존과 관련해 미국유산보호기금의 지원도 받을 수 있게 된다.
미국유산보호기금(Save America’s Treasures)은 미국 정부 주도의 민관협력(PPP; Public-Private Partnership)기금으로 역사적 가치가 있는 건물, 예술작품, 출판물의 보호와 보존을 목적으로 한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앞으로도 국외에 있는 한국 문화유산을 적극 발굴함으로써 소재국과 그 역사적 가치를 함께 공유함은 물론 현지에서 법적, 제도적으로 온전히 보존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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