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사교육 경감대책 효과 '제로'… 근본대안 마련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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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사교육 경감대책 효과 '제로'… 근본대안 마련 절실
  • 최한결 기자
  • 승인 2024.08.19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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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특목고 보다는 일반고 활성화 전략부터"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해 6월 정부서울청사에서 사교육비 경감 대책과 사교육 카르텔 근절을 위한 대책과 수능 '킬러문항' 공개한 뒤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정부의 초·중·고교생 사교육비 감소 정책에도 사교육비 부담은 계속 가중되는 가운데 실효성 있는 일반고등학교를 활성화 해 학교 서열화를 철폐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1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혼 자녀가 있는 가구의 월평균 학생 학원 교육비 지출은 40만7286원이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3.4%(1만3362원) 증가한 것이다.

학생 학원 교육비 지출은 초·중·고교생, 영유아, 재수생·N수생 등의 보충·선행학습을 위해 가구가 쓴 돈을 뜻한다. 입시·보습학원 및 예체능 학원, 개인 과외비 등 모두 포함된다.

사교육비 지출은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0년 4분기(-10.5%)에 감소한 이후 13분기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반면 올해 1분기 학생 자녀를 둔 가구의 월평균 소득(791만867원)은 전년보다 0.1% 감소해 가계 부담은 더욱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정부도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강구 중인 상황이다. 지난해 6월 정부는 사교육 경감대책으로 '킬러문항 배제'를 내놨다. 킬러문항은 지나치게 어려운 문제로 학생들이 이를 대비하기 위해 사교육에 의존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이어 '사교육 카르텔 단속'을 통해 현직 교사와 대형 입시학원 간의 유착을 단속하고 사교육 시장의 부조리를 신고받아 엄중히 대응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교육계는 정부의 이같은 사교육 경감대책에도 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 존치 및 정부 의대 증원 정책 등이 사교육 수요를 꾸준히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해 6월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 발표를 통해 오는 2025년 일반고로 전환 예정이었던 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평등주의에 기반한 교육정책이 교육 격차를 심화시켜 공교육 내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다양한 교육을 제공한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교육부가 발표한 자사고·외국어·국제고 존치가 사교육비 경감 대책이 미비한 이유로 고교 서열화 등을 대표로 꼽고 있다. 자사고·외고·국제고 같은 특목고들은 일반고와 비교해 상위권 대학 진학률이 높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자녀를 높은 서열의 학교에 보내기 위해 자연히 사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게 된다.

이는 고교서열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사교육 수요를 증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어 정부가 내세운 '의대 증원'도 의대 입학 정원이 늘어나면서 더 많은 학생들이 의대 진학을 목표로 해 입시 경쟁을 강화시키고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더 많은 투자를 만들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세심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성천 한국교원대학교 교육정책학과 부교수는 "원론적인 대책보다 학생들의 발달 단계에 맞는 처방을 내려줘야 한다"며 "초등학생의 경우 돌봄교실 및 늘봄학교 등의 콘텐츠를 활성화시켜 학원을 가지 않고도 돌봄교실 수요 안에서 일정하게 해결 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학생 같은 경우 영재고나 과학고, 자사고 등 특목고를 진학하려 할때 사교육비가 더 많이 나온다는 분석결과가 있다"며 "일반 고등학교를 활성화 하는 쪽으로 고교체제 개편을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또 "현 정부는 고교체제 개편을 하지 않고 오히려 특목고 등을 늘리겠다고 주장한다. 이는 정책적인 충돌의 여지가 있다"며 "수능같은 경우 등급제로 전환해 동점자 같은 경우 면접으로 확인해 나가는 방식으로 과감하게 개편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교사노조연맹 관계자는 "정부에서 추진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은 수능 과목을 절대평가로 진행해야 한다"며 "학생들은 우선적으로 내신에 신경 쓸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에 사교육 업계에서는 학생들과 학부모의 요구에 고등학교 내신을 우선적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교육 업계에서는 고등학교에서 출제한 최신 기출문제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게 상대평가이기 때문"이라며 "내신을 절대평가로 바꾸게 되면 학원을 다니면서 내신 준비를 할 필요가 없어 입시과열을 방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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