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열풍에 라면‧과자‧음료 등 해외 매출 증가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올해 연 매출 3조원을 달성하는 국내 식품 기업들이 역대 최대치로 기록될 전망이다.
20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오리온과 풀무원의 연간 매출 컨센서스는 각각 3조1378억원, 3조143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각각 2조9000억원대 매출을 마감한 후, K-푸드의 글로벌 인기로 무난히 '3조 클럽'에 진입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외시장 선전 덕분에 3조 클럽에 속하는 식품기업은 2022년 7개사에서 지난해 9개사로 증가했다. 올해 오리온과 풀무원이 합류하면 총 11개사에 달하게 된다. 2022년 3조 클럽의 총 매출은 32조9137억원, 지난해에는 40조원 벽을 돌파했다. 올해는 50조원에 가까운 매출이 예상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7월말 기준 K-푸드 누계 수출액은 56억6700만달러(7조55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9.2% 올랐다. 품목별로는 라면이 6억9900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과자(4억2400만달러), 음료(3억8800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과거 K-푸드는 중국과 동남아를 무대로 했지만, 북미와 유럽으로 시장을 넓히면서 매출 성장에 가속이 붙었다. 올 상반기 미국과 유럽 지역 K푸드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 30% 증가했고, 그 중에서도 미국 시장은 중국 시장을 앞질렀다.
오리온과 풀무원의 성장도 해외 수출액 증가가 주효했다. 오리온의 올 상반기 연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증가한 1조4677억원, 영업이익은 16.8% 증가한 2468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오리온은 한국법인보다 중국과 베트남 법인의 매출 성장이 더 컸다. 한국 법인은 올 상반기 작년 동기보다 5.4% 증가한 5494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중국 법인과 베트남 법인에서는 각각 7.2%, 7.7% 증가한 6022억원, 2166억원을 기록했다.
오리온은 중국과 베트남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미국과 일본 등 수출 물량을 활대할 예정이다. 중국 심양공장 인근에는 감자플레이크를 생산하는 라인을 신규 설치했고, 베트남 하노이에는 3‧4 공장 부지를 확보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올해 꼬북칩이 큰 인기를 얻어 단일 품목으로 매출 400억원을 달성할 경우 현지 생산 공장 건립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풀무원 또한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최대 성적을 냈다. 상반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5.2% 증가한 1조5623억원, 영업이익은 12.1% 증가한 325억원을 기록했다.
풀무원의 해외사업은 미국이 주도했다. 상반기 매출 2116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 15.2%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 124억의 영업손실에서 올해 28억원 손실으로 실적을 대폭 개선하며 흑자 달성에 대한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이에 풀무원은 지난달 수출 식품의 국제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 KFS 인증을 받았다. KFS 인증은 해썹인증원이 부여하는 식품안전국가인증과 자국생산증명 등 2개 인증을 모두 받아야 획득할 수 있다. 한국에서 생산된 안전한 식품임을 한국 공공기관이 공식적으로 보증하는 것이다.
풀무원은 K푸드 글로벌 확산과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해 미국 수출 제품 가운데 나소야김치와 서울라면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해 KFS 1~4호 인증을 받았다. 올 하반기부터 풀무원 서울라면과 풀무원 서울짜장은 H마트를 포함한 130여개 대형 한인 매장에서 순차적으로 판매를 시작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해외 매출이 늘면서 투자비용에 따라 주춤했던 실적이 개선되거나 흑자 전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K-푸드 열풍에 발 맞춰 하반기 많은 식품사들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