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업 전환 흔들림 없이 이어가...통신‧플랫폼사 AI 투자 및 다양한 시도 계속
매일일보 = 이미현 기자 | 미국 월가를 중심으로 최근 ‘인공지능(AI) 거품론’이 대두된 가운데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물론 국내 기업들도 이 같은 우려에도 흔들림 없이 AI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때 AI거품론 여파로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의 주가가 떨어지면서 엔비디아에 HBM(고대역폭 메모리)를 납품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주가도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AI 거품론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국내외에서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최근 구글, 오픈AI 등 빅테크 기업의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 출시가 잇따르고 있고, 국내 기업들도 중장기 AI 주요 전략을 진행하고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AI 기업으로 체질 개선과 함께 중장기 수익화 모델 마련에 주력한다.
AI 거품론은 빅테크 기업들이 AI에 쏟아부은 천문학적인 투자금 대비 낮은 수익화에 의구심을 제기하면서 월가를 중심으로 떠올랐다. 실제 AI 사업에 뛰어든 국내 통신3사, 네이버, 카카오 플랫폼 등의 기업들도 수익화 방안에 골몰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AI 기술 개발과 투자를 단행하며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지만, 수요 측면에서 AI를 통해 돈을 벌고 있는 개인 및 기업은 등장하지 않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럼에도 AI 변혁은 시대의 흐름이고, AI 산업에서 한번 밀리면 주도권을 뺏긴다는 위기 의식 속 흔들림 없이 AI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은 변함없다.
AI 사업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SK그룹의 최태원 회장도 AI 거품론과 관련 지난 5일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서 HBM 생산라인을 점검하면서 “AI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위기에서 기회를 포착한 기업만이 살아남아 기술을 선도할 수 있다”며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차세대 수익 모델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시작한 SK그룹의 경영전략회의 이천포럼에서도 ‘AI’가 주요 논제다. 이 기간 포럼에서는 계열사 대표들과 함께 AI 사업을 통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한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은 이번 포럼에서 “AI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 흐름이고, AI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자만이 승자가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제이슨 권 미국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 역시 최근 제기되는 AI 거품론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지난 12일 열린 ‘서울 AI 정책 콘퍼런스 2024’ 대담에 참석해 “아직 AI는 초기 단계인데 오픈AI나 구글 등의 생성형 AI는 점점 진화하고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며 “AI 발전을 낙관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빅테크들의 AI 경쟁 열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달에만 구글이 이미지 생성 AI ‘이마젠3’를, 머스크의 xAI가 이미지 생성 AI ‘그록2’를 출시하는 등 경쟁력 있는 AI 서비스를 잇따라 출시했다. 앞서 오픈AI는 지난달 검색형 AI 서치GPT 프로토타입 테스트를 진행하며 정식 출시를 예고했다.
국내 기업들도 AI 골든 타임 사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SK텔레콤의 계열사 AI반도체 전문기업 사피온코리아는 지난 18일 연내 통합법인 출범을 목표로 인공지능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합병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SK텔레콤은 합병 이후 전략적 투자자로 합병법인의 글로벌 AI반도체 시장 진출과 대한민국 AI반도체 경쟁력 향상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국내 통신3사는 투자금 대비 실효성이 높은 온디바이스 AI 사업인 엣지 AI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미국 AI 솔루션 기업 SGH와 손잡고 ‘텔코 엣지 AI 솔루션’ 개발에 나섰다. LG유플러스도 연내 고객 특화 경량화 모델(sLLM)인 ‘익시젠’을 접목한 온디바이스 AI 전용 반도체 칩을 선보일 계획이다.
나란히 AI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네이버, 카카오도 2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서 AI를 기반으로 다양한 시도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연내 출시를 목표로 AI앱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네이버는 구독료 기반의 B2B 상품 라인웍스 서비스에 하이퍼클로바X를 적용해서 애드온 등 수익화 모델을 새롭게 구상하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비용이 수반되더라도 AI 기반의 B2C 서비스를 확대하거나 실험하는 노력 역시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