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PF 연체율 20% 돌파…3조원대 재구조화 펀드 조성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저축은행과 캐피탈, 상호금융 등 2금융권 토지담보대출(토담대) 잔액이 줄고 있지만, 연체율은 14%대까지 오르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권 전체 PF 연체율은 3.56%를 기록한 가운데 증권업계 연체율은 처음으로 20%를 돌파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9일 '제4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 대책 점검회의'를 열고 올해 2분기 기준 PF대출 및 토담대 연체율을 공개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2금융권 토담대 잔액은 24조1천억원으로 3월 말 대비 3조9000억원 줄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7조6000억원 감소하며 꾸준히 규모가 줄고 있다. 그러나 2분기 기준 토담대 연체율은 전분기 대비 1.46%포인트(p) 오른 14.42%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8.34%p 급등한 수치다.
2금융권에서만 취급해온 토담대는 사업 초기 토지를 담보로 대출하는 상품이다.
사업성으로 대출을 내어주는 브릿지론과 유사한 성격이지만 규제 수준이 낮고 정확한 수치도 알려지지 않아 '숨겨진 부실'로 알려져 왔다. 금융당국은 PF 연착륙 대책이 본궤도에 오른 점을 감안해 지난 1분기부터 수치를 공표하기 시작했으며 이번이 두 번째 수치 공개다.
업권별로 보면 저축은행 토담대 연체율이 전 분기보다 1.52%p 내린 18.66%를 기록했다. 여신전문은 13.53%, 상호금융은 11.50%로 같은 기간 각각 2.49%p, 4.58%p 올랐다.
은행, 증권, 보험 등을 포함한 전 금융권 PF 대출 잔액은 132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PF 대출 연체율은 전분기 대비 0.01%p 오른 3.56%였다. 특히 증권업계 PF 대출 연체율이 전분기보다 2.45%p 오른 20.02%를 기록했다.
이날 회의에서 증권업계는 3조3000억원 규모의 PF 재구조화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중 6000억원은 증권사 자체 자금으로 투입된다.
이밖에 은행(0.68%), 보험(1.46%), 저축은행(12.52%) PF 대출 연체율이 각각 0.16%p, 0.28%p, 1.26%p 올랐다. 여신전문은 4.37%, 상호금융은 0.38%로 각각 0.89%p, 2.81%p 하락했다. 은행·보험업권이 조성한 최대 5조원 규모의 'PF 신디케이트론(공동대출)'도 조만간 첫 대출을 실행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사업성 평가 및 사후 관리 계획에 따라 부실 사업장들의 재구조화·정리가 이뤄질 경우 향후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하락·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회의에 참석한 민간 전문가들은 PF 시장 관련 예측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지역별(서울·수도권/지방)·용도별(주거·오피스/그 외) 온도 차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