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수출 호조에도 위기감…글로벌 리스크 우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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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수출 호조에도 위기감…글로벌 리스크 우려 확산
  • 이용 기자
  • 승인 2024.09.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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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 “국내 수출 10개월 연속 증가, 호조세 이어가”
9월 기업 전망, 전월比 하락… 산업계 “경기 호조 체감 못해”
이-팔 전쟁·미국 대선 대외 여파로 기업 경영난 가중 우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펜실베이니아 주 존스타운에서 연설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 ROBERTO SCHMIDT / AFP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올해 상반기 국내 산업계가 우수한 수출 실적을 거뒀지만, 정작 기업들은 경기 호조를 체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과 중국에서 비롯된 해외 악재에 국내 경제계가 크게 요동치는 만큼, 경영 불확실성이 가중될 전망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8월) 수출은 전년대비 11.4% 증가한 579억달러, 수입은 6.0% 증가한 540억7000만달러, 무역수지는 +38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8월 수출은 올해 7월까지 지속되던 월별 2위 실적 흐름을 끊고 처음으로 역대 1위 실적을 달성했다.

정부가 수출 성과를 바탕으로 경기 흐름이 회복될 것이란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지만, 막상 산업 현장은 당장 이번달 전망부터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9월 BSI 전망치는 92.9를 기록하며 기준선 100을 하회했다. 이는 전월(97.1) 대비 4.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BSI가 100보다 낮으면 이전달보다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BSI 전망치는 올해 5월부터 상승세를 이어가며 기준선 100에 근접했었으나, 최근 세계경기 둔화 전망, 중동사태에 따른 경기심리 불안에 내수부진 우려가 겹치면서 지수값이 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헤즈볼라 간 교전으로 중동 상황이 격화될 우려가 발생함에 따라, 국내 수출입 상황에도 여파가 미칠지 주목된다. 대중동 수출 비중은 올해 상반기 기준 2.8% 수준이라 크지 않지만,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72%, 가스의 32%(2023년, 도입물량 기준)를 공급한다.

기업들이 전쟁보다 더 큰 리스크로 여기는 요소는 미국 차기 대선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수출국으로 자리잡은 미국이 자국 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해외 기업을 견제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까닭이다.

대선 후보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주요 경제 공약은 다르지만, 모두 미국 중심 보호무역주의엔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자동차와 첨단산업 등 국내 주력 산업에 대한 견제가 기정 사실이 되면서,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국내 경제는 요동칠 수 밖에 없다.

국내 최대 수출품목은 반도체로, 이번 8월 중 역대 최대 수출액인 119억달러(+38.8%)를 기록하면서 4개월 연속 110억달러 이상, 10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보였다. 컴퓨터 수출은 세 자릿수(+183%) 증가한 15억달러로 8개월연속 증가했으며, 무선통신기기 수출도 +50.4% 증가한 18억달러로 6개월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자동차 수출은 일부업체의 △생산라인 현대화 작업, △임금 및 단체협상 등으로 인한 가동률 하락으로 소폭 감소(51억달러, △4.3%)헸으나, 수출액 자체는 여전히 높다.

다만 대선 후보들이 해당 품목에 법인세를 물리기로 예고하면서, 국내 수출 호조가 지속되긴 힘들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미국의 현행 21%의 법인세율이 내년 말 일몰 예정인 가운데 민주당은 법인세율을 28%까지 높일 것이라 정강에 명시했다. 공화당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할 경우, 미국 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그는 이전에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60~100%의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고, 모든 외국 제품에 대해 10%의 보편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미국 현지에 법인을 갖고 있거나 수출하는 기업 모두 어느 정당이 정권을 차지하든 경제적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국내 의료AI 업체 관계자는 “인공지능 등 첨단산업 분야에선 미국이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데, 미국이 관련 시장 최정상에 선 이상 해외사는 이를 따를 수 밖에 없다. 미국 동향에만 집중하면 되니 편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한정된 선택지에서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사업 손실을 고스란히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게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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