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예산 확대에도 실효성 없어 현장 어려움은 여전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우리 경제 모세혈관인 소상공인‧자영업자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생태계 회복을 꾀하고 있다. 내수 활성화의 핵심 대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부터 이어진 경기 침체가 발목을 잡고 있다. 대출 상환 유예 등의 대책을 펼쳤지만, 소상공인‧자영업자는 여전히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소상공인‧자영업자는 상대적으로 외풍에 취약하다. 자초한 위기는 일부 스스로 해결할 수 있지만, 외부 요인에 따른 악재는 대응이 어렵다. 코로나19 사태에 발생한 대출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에는 정부의 지원이 없었다. 사업장 운영을 지속하기 위해 빌린 대출금은 자체적으로 감수해야 했다.
정부가 이후 손실보상제도를 시행했지만, 소상공인‧자영업자는 이마저도 반쪽짜리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발생한 손해는 소급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정부의 지침으로 피해가 발생했지만, 책임을 해당 지침으로 발생한 피해를 책임은 회피했다는 것이 생업 현장의 주장이다.
대출 여력도 한계에 도달했다. 1금융권을 넘어 비은행권의 대출까지 끌어썼기 때문이다. 한국신용데이터의 ‘소상공인 동향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884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자영업자들은 총 15조5000억원의 대출을 연체(5만원 이상, 10일 이상 원금·이자 연체 금액의 합계)했다. 18만6000명의 자영업자들이 은행권에 5조9000억원, 비은행권에 9조6000억원 상당의 대출을 연체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줄폐업으로 이어졌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개인·법인)는 98만6487명으로, 2022년(86만7292명)보다 11만9195명 증가했다. 지난 2006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많은 폐업이 발생했다. 폐업률도 2016년 이후 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내수 침체에 따른 ‘사업 부진(48.2%)’이 주된 이유로 꼽혔다.
정부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진화하기 위해 지원예산을 확대했다. 정부의 ‘2025년 예산안’에 따르면, 연 매출 1억400만원 이하인 소상공인은 내년에 배달·택배비 명목으로 30만원을 지원받게 된다. 2022년 대비 2023년 소상공인의 연간 배달·택배비 부담 증가분은 약 60만원으로, 이중 절반을 지원한다는 뜻이다.
폐업 비용조차 없는 이들을 위한 지원금도 확대한다. 점포 철거비는 25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지원 대상도 올해 2만2000명에서 3만명으로 늘린다. 관련 예산 규모는 올해 547억원에서 내년 1200억원으로 늘어난다.
다만 현장에서는 이러한 대책이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호소한다. 서울시 관악구에서 자영업을 영위하는 김 씨(33)는 “정부가 각종 비용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는 존중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고물가 등의 경제 여건이 소상공인‧자영업자를 괴롭히고 있다”면서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해도, 더 이상 여력이 없는 이들은 정부를 의지할 수밖에 없다. 해결방안에 조금 더 신경 써줬으면 한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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