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증시 늘 부진했다...'박스피' 장기화 예상 속 배당株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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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증시 늘 부진했다...'박스피' 장기화 예상 속 배당株 주목해야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4.09.01 1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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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코스피 수익률 9월이 최악...美 대선 등도 변수
"배당주로 피신해야"...밸류업지수 공개 후 자금유입 예상
8월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있다. 사진=연합뉴스
8월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 등을 반영하며 빠르게 회복하던 국내 증시가 다시 주춤하고 있다. 증권가는 9월 증시가 이런 흐름을 이어가며 박스권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 경기 둔화와 국내 기업 실적 침체 우려 등으로 혼조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달 말(8월 26~30일) 발표한 9월 코스피 등락 범위(밴드)는 2400~2900포인트(p) 선이다. △미래에셋증권 2540~2780p △삼성증권 2400~2900p △NH투자증권 2600~2800p △KB증권 2570~2780p △키움증권 2580~2880p △신한투자증권 2550~2850p △상상인증권 2550~2800p 등이다.

국내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보낸 강력한 금리 인하 신호와 양호한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 등으로 지난달 초 급락장의 여파를 수습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 기대에 부합하지 못한 엔비디아 2분기 실적을 계기로 반도체를 비롯한 주도주가 일제히 휘청이며 코스피는 7월 말 종가(2770.69)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는 미국 정부의 경기 호조세 판단에도 최근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에 불안함을 남겼다고 보고 있다. 미국 7월 실업률은 3년 만에 최고치인 4.3%를 기록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업률이 0.2%p 상승하며 경기 침체 걱정이 커지고 있다”며 “고용지표는 한 번 방향을 잡으면 잘 선회하지 않고, 악화할 때 가파르게 악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제를 떠받치는 또 다른 축인 기준금리에 대해서도 미 연준의 인하 여부를 넘어 속도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증권가는 판단했다. 인공지능(AI)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상황에서 투자를 통한 성장과 과열 방지를 동시에 노리려면 ‘빅컷’보다는 단계적 금리 인하를 선호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궁극적으로 투자는 지속되고 통화정책은 완화되겠지만, 연준이 유동성 관리 여력을 보유한 만큼 심리나 크레딧 시장 안정화 등을 원할 것”이라며 “경기침체(R)에 대한 과도한 공포나 빠른 달러 약세 유발, 1998년 이후 버블의 재현도 원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달 한국 기업이 뛰어난 성과를 보여주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박스피’ 여지에 무게를 실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상반기는 반도체 실적 상향 조정으로 전체 이익 모멘텀을 개선했지만, 하반기에는 실적 부진 업종들 영향이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며 “실적 컨센서스의 변화가 크지 않은 9월로, 기업 실적보다는 매크로 변수의 영향력이 높은 시기”라고 강조했다.

11월에 치러지는 미국 대선도 변수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는 만큼 대선 토론을 전후로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용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9월 본 게임 돌입과 트럼프 진영 대대적 반격을 비롯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깜깜이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글로벌 경제 정책 불확실성 지수 추가 상승과 국내외 증시 변동성 확대를 다시 자극할 개연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대선 트레이드’가 특정 업종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지명하며 트럼프 트레이드는 빠르게 후퇴했고, 이후 해리스 트레이드로 뒤바뀌기도 했다”며 “1개월 이상의 주가 흐름은 매크로와 업황 펀더멘털에 달려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증권사들은 이달 주식 비중을 확대하더라도 규모를 적게 잡을 것을 권고했다. 또 기술주의 공백을 채운다면 원화 강세와 주주환원의 수혜를 볼 업종을 검토할 만하다고 봤다. 김지우 KB증권 연구원은 “갭 메우기는 비교적 쉽지만, 갭 저항선을 뚫는 것은 더 큰 에너지가 필요하다”며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이 침체가 아니라는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고 짚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주는 미 연준과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우호적으로 해석하며, 수출주 종속 변수인 관계로 상대 수익률 개선 시점은 4분기”라며 “원화 강세 관련해서는 중간 투입 비중 높은 유틸리티, 철강, 비철, 화학, 정유, 운송 중심이며, 밸류업 지수 발표는 관련주에 우호적”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투자자 사이에서 오르내리는 “추석 전 주식을 팔아라”라는 말도 다시 회자되고 있다. 실제 지난 10년간 코스피지수 평균 수익률이 가장 낮은 달은 9월과 10월이었다. 전문가들은 하락하는 원·달러 환율, 중단된 인공지능(AI) 랠리 등으로 올해도 3분기 국내 주식시장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역사적으로 9~10월에 가장 성적표가 좋았던 배당주에 눈을 돌릴 시기라는 조언이 나온다.

특히 미국 대선이 치러지는 해의 9, 10월 증시 성적표는 평년보다 더 나빴다. 1990년 이후 미국 대선이 있는 해의 9, 10월 평균 수익률은 각각 -1.4%, -4.0%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배당주에 눈을 돌릴 시기라고 조언한다. 2012년 이후 배당수익률 상위 20% 기업의 9, 10월 주가 상승률은 코스피지수 대비 각각 1.9%포인트, 2.5%포인트 높았다. 다음달 한국거래소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지수와 상장지수펀드(ETF)를 공개하기 때문에 고배당주에 패시브 자금이 대거 유입될 수 있는 점이 호재로 꼽힌다. 미래에셋증권은 자동차와 은행, 보험 업종을 눈여겨볼 것을 추천했다. 신한지주와 메리츠금융지주, 삼성화재, 현대자동차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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