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까지 비상 대응 기간···진찰·조제료 대폭 인상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의정(의료계·정부) 갈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추석 연휴 기간 응급의료체계 확보에 난항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가 '추석명절 비상응급 대응주간'을 지정하고 대응책 마련 및 가용 자원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10일 정부에 따르면 '추석명절 비상응급 대응주간'으로 지정된 11∼25일에는 중앙·부산·대구·광주·대전·인천 등 전국 6개 보훈병원 응급실이 24시간 운영되고 구급 차량이 상시 대기한다. 또 응급환자 이송·전원 등 긴급 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인근 의료기관 및 소방서 등과 연락 체계를 구축한다.
보훈병원 외 전국 818개의 지정 보훈·위탁 병원에서도 일부 응급실을 운영해 보훈 가족 진료를 지원한다.
보건복지부 잠정 집계 결과, 추석 연휴 기간에 문을 여는 의료기관은 하루 평균 7931개소다. 앞서 설 연휴 당직 병의원이 하루 평균 3643개소였던 점과 비교해 약 2배 이상 증가할 예정이다.
날짜별로는 연휴 첫날인 △14일 2만7766개소 △15일 3009개소 △16일 3254개소 △17일 1785개소 △18일 3840개소 등이다. 이 가운데 응급의료기관·시설은 518개소다.
정부는 연휴 기간에 문을 여는 의료진에 대한 보상 강화에 나섰다. 병의원 진찰·약국 조제료 공휴일 가산율이 기존 30%에서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 50%로 인상된다. 또 추석 연휴를 포함한 전후 2주간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가 기존 150% 가산에, 추가 100%를 더해 비상 진료 이전의 3.5배 진찰료가 지급된다.
지난 2월부터 후속진료 강화 차원에서 기존 대비 2.5배 수준의 수가를 지급했고, 올해 추석 연휴 2주간은 추가 50%를 가산해 기존 대비 3배의 수가가 지급된다.
외래환자 진찰료 지급 대상은 기존 응급의료센터·지역응급의료기관에 일반 112곳의 응급의료시설까지 확대한다.
비상진료 기간 응급실 외래환자 진찰료에 1만8870원을 추가 지급하고 있는 것에 더해, 추석 연휴 기간에는 1만5000원이 가산 지급된다.
이와 함께 지난 9일부터 전국 주요 의료기관에 군의관 150여명이 우선 파견됐다. 또 이번 주중에 남은 군의관 등 235명이 모두 배치될 예정이다.
중앙 정부의 응급의료체계 확립 노력과 별개로 각 지자체에서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서울시는 추석 연휴 동안 문을 여는 병원·약국을 지난 설 대비 1.5배 규모인 1800여개로 늘렸다. 25개 보건소는 추석 당일 정상 진료하고, 7개 시립병원은 응급진료반을 구성하는 등 비상 진료체계를 모두 가동할 방침이다.
경기 지역 주요 응급의료기관인 경기도의료원·명지병원·일산병원 등은 24시간 운영된다. 인천에서도 인하대병원 등 25개 응급의료기관 응급실이 24시간 운영에 들어간다.
충청남도는 2주간의 비상 응급 대응 기간에 김태흠 지사를 반장으로 한 비상의료관리상황반을 설치하고 응급의료 체계를 점검한다. 지역 16개 응급의료기관에는 전담책임관제를 도입하는 등 응급·비상 진료체계를 구축한다.
정부 당국자와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부 노력과 함께 환자별 증상과 경증·중증·응급 정도를 명확하게 판단해 적절한 병·의원을 선택해야만 기존 확보된 긴급 의료 체계가 원활하게 가동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질환의 중증도에 따라 적정한 의료기관에 방문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응급실 내원 환자는 중증도를 5등급으로 분류하고 있고 큰 병이라고 생각되면 119 안내에 따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환자와 가족들이 판단해서)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동네 병·의원이나 중소병원 응급실을 먼저 방문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병·의원의 진찰 결과 중증이라고 판단되면 큰 병원으로 이송 가능하고, 병원 응급실에서는 광역 응급의료상황실을 통해 큰 병원으로 전원도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