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플랫폼 영향력…상생 요구에 업계 대응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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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플랫폼 영향력…상생 요구에 업계 대응 엇갈려
  • 오시내 기자
  • 승인 2024.09.11 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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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플랫폼, 마케팅 비용 등으로 수수료 인하 어려워
숙박플랫폼, 한시적 수수료 1% 인하…현장 반응은 냉랭
지난 10일 열린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제4차 회의에서 입점업체들이 수수료 부담 완화를 요구했으나 배달플랫폼들의 반대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지난 10일 열린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제4차 회의에서 입점업체들이 수수료 부담 완화를 요구했으나 배달플랫폼들의 반대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플랫폼 입점업체들의 상생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배달플랫폼은 수수료 유지를, 숙박플랫폼은 한시적 수수료 인하를 결정하며 엇갈린 방안을 내놓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열린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제4차 회의에서 입점업체들이 수수료 부담 완화를 요구했으나 배달플랫폼들의 반대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날 상생협의회에는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플랫폼 3사가 참여했다.

플랫폼 자율규제 일환인 상생협의체는 플랫폼 기업들과 입점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간 상생을 도모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협의 기구다. 정부는 플랫폼 규제를 마련하는 대신 이해관계자들이 합의로 자율규제안을 마련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어 불공정거래를 방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입점업체 측은 자체 조사 결과, 지난 7월 한 달간 배달플랫폼 이용으로 부담한 각종 비용이 해당 주문 매출의 약 24%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입점업체가 부담하는 비용에는 중개수수료, 결제수수료, 배달수수료, 광고비 등이 포함된다.

입점업체 관계자는 “배달플랫폼들은 마케팅 비용을 이유로 수수료 인하가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배달플랫폼은 지난해 7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냈다. 모기업은 몇천억원의 배당금도 챙겼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견을 조율하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데, 정부도 큰 해결책을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숙박플랫폼들은 지난 5일 ‘자율규제 방안 발표회’에서 일부 제휴점에 대해 중개수수료 1%를 한시적으로 인하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야놀자의 경우 거래액 하위 40% 제휴점 3500여곳에 대해 중개수수료 1%를 1년 6개월간 인하한다. 여기어때 역시 거래액 하위 40% 제휴점 2800여곳에 대해 중개수수료 1%를 1년간 인하한다.

숙박플랫폼들이 인하안을 발표했지만, 현장 반응은 냉랭하다. 한 관계자는 “1년간 한시적으로 수수료 1%를 인하하겠다는 발표는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대응일 뿐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못한다”면서 “입점업체들이 바라는 것은 인하된 수수료가 일시적이 아닌 명시적으로 확정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입점업체와 플랫폼 간 갈등은 플랫폼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더욱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플랫폼들은 팬데믹 기간 온라인·모바일 결제가 일상화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한국의 빠른 인터넷 보급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를 통한 알고리즘 활용도 영향을 미쳤다.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게 플랫폼 진출은 매출 증대와 연결되기 시작했다. 플랫폼 입점 없이는 경영이 어렵다는 의견이다. 입점업체들은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과도한 수수료 인상, 광고비와 추가 수수료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검색 노출이 매출과 연결되는 상황에서 플랫폼들이 과도한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으며, 노출 알고리즘에 대한 정확한 설명도 부재하다고 주장한다.

한 입점업체 대표는 “플랫폼 입점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은 불공정한 계약 조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자율규제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해결되고 있는 건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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