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파급력 대비 청소년 처벌은 ‘솜방망이’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청소년들의 성범죄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5일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만1677명이었던 촉법소년은 2022년 1만6435명, 지난해 1만9653명으로 최근 3년 동안 1.68배 늘었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텔레그램 허위영상물(딥페이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서울에서만 관련 피의자 74명을 특정했다. 연령대별로는 10대가 51명(69%)으로 가장 많았고, 20대가 21명(28%), 30대가 2명(3%)이었다. 피의자 10명 중 7명은 10대로 밝혀졌다.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23일 오전에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허위영상물 집중 TF를 구성해 지난달 말부터 집중 단속 중”이라며 “현재 126건을 접수해 수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허위영상물 제작 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접근성이 높고, 프로그램을 운용하기 위한 조건이 까다롭지 않은데다 청소년들의 의뢰를 받고 대신 (범죄)이미지를 생성해주는 업자까지 존재하는 상황이다.
AI생성 이미지 특성상 사실관계 여부 파악은 힘든 반면, 범죄 파급력에 비해 청소년 처벌은 매우 약하다. 소년법상 만 14세 미만인 촉법소년(형사미성년자)에 해당하면 형사 책임을 지지 않아서다. 이에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수진 의원은 “학령기 학생은 줄어드는데, 최근 3년간 촉법소년 수가 급증하고 있다”며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 외에도 청소년들의 범죄를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윤리 교육 등을 확대하는 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도 관련법 마련에 나섰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지난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성폭력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성폭력방지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청소년성보호법 개정안은 성착취물을 이용한 아동·청소년 대상 협박·강요 범죄의 처벌 규정을 신설, 현행 성폭력처벌법보다 무겁게 처벌하도록 했다. 딥페이크 등을 이용한 디지털 성범죄에 긴급한 수사가 필요할 경우, 경찰관이 상급 부서 등의 사전 승인 없이 ‘긴급 신분 비공개 수사’를 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동시에, 유포 목적이 입증되지 않더라도 제작자를 처벌할 수 있게 했다. 현행법은 ‘유포할 목적’에 한정해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돼 유포 사실이 입증되지 않으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