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삼성전자의 주가가 연일 하락하면서 지난달 국내 증시 시가총액 비중이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 유가증권시장 내 삼성전자 보통주의 시가총액 비중은 18.61%로 집계됐다. 우선주와 합할 경우 시총 비중은 20.72%다.
이는 지난 2022년 10월 이후 최저치다. 당시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은 보통주 기준 18.05%였고 우선주까지 포함 시 20.32%였다.
급락 장세가 연출된 지난 8월과 비교해도 시총 비중이 보통주 기준으로는 2.46%p 줄었고, 우선주 포함 시 2.67%p 감소했다.
시총 비중은 해당 기간 매일 거래된 삼성전자 최종 시가의 총액을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되는 모든 종목의 최종 시가 총액을 합한 금액으로 나눈 비율을 1개월 평균한 수치다.
이는 삼성전자의 주력인 반도체 사업이 지난해 사상 최악의 부진을 겪은 데 이어 경쟁사 대비 회복 속도가 더디면서 주가가 내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급부상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의 주도권을 SK하이닉스에 빼앗긴 상태고, '큰손' 고객인 엔비디아 납품도 늦어지고 있다.
이에 국내외 증권가는 9월 이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맥쿼리증권은 지난달 25일 삼성전자에 대한 보고서에서 메모리 부문이 다운 사이클에 진입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하고, D램 등 메모리 공급 과잉에 따라 평균판매단가(ASP)가 내림세로 전환하면서 수요 위축이 실적 둔화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2만5천원에서 6만4천원으로 내리고, 투자 의견은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대부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0만원 이하로 낮췄으며, BNK투자증권은 8만1000원까지 내렸다.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서도 주가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가장 최근 거래일인 지난 4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4% 내린 6만600원으로, 시총은 361조768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일에는 장중 5만9900원을 기록하면서 52주 최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거시경제 부진에 따른 세트의 더딘 회복과 이로 인한 메모리 사이클 단기 둔화를 반영해 2025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50조원으로 하향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