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사과∙금배추 농산물 가격 예측 잘못도 있어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최근 농수산물 비용이 급증한 가운데, 정부가 수급 및 가격 조정을 위해 디지털 기술을 적극 도입해 주목된다.
9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 9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6% 상승했다. 2021년 3월 이후 처음으로 1%대로 내려왔지만 배추, 무, 상추 등 채소류 가격은 급증하면서 소비자의 장바구니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 하고 있다.
지난 9월 농산물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올랐다. 특히 배추 53.6%, 무 41.6%, 상추 31.5%로 급등하면서 채소류 물가는 11.5% 뛰었다. 흔히 밥상물가로 불리는 신선식품 지수도 3.4% 상승했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식품부 국정감사에서는 정부가 배추 등 농산물 가격의 예측을 잘 못해 이 같은 금값 배추 현상이 촉발됐다는 질타가 쏟아지기도 했다. 농식품부 측에서는 이례적인 고온에 전망이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하면서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금사과, 금배추 대란에 유통 비용과 정보 부족 문제가 있다고 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AI(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 활용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올해 취임한 홍문표 공사 사장도 취임사에서부터 “빅데이터, AI(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농어업의 디지털 전환과 고부가가치 창출 신사업 육성 등 농어업 미래성장산업화를 통해 농수산식품 강국 실현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사는 데이터 기반의 농산물 수급·가격 불안정 해결을 위해 △농업 각 분야의 데이터 연계 강화 △전자송품장 도입, 스마트 APC 구축 등 유통 분야의 디지털 전환 △정보 개방으로 민간 융복합 △농업 분야 AI 기반 정보 분석 강화 등을 준비하고 있다.
농산물 수급 불안으로 인한 가격 폭등락, 유통비용 증가에 따른 수취·구매가격 상승의 해결을 위해서는 정보 연계를 통해 정확한 진단과 정책 수립을 위한 정보활용 체계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농산물 거래는 도매시장을 중심으로 거래정보를 실시간 수집·표출하고 있다. 하지만 경매 정보만 수집이 될 뿐 이를 소매 등 타 유통정부와 연계하지 못해 데이터 활용도가 떨어진다.
이 같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 aT는 전자송품장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전자송품장 도입으로 사전에 출하정보를 파악하면 특정시장 쏠림 방지, 대금정산 투명성 상승, 농업인 출하선택권 확대, 도매시장 물류개선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올해 가락시장에 시범 도입하는 전자송품장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등 도매시장 전자송품장 연계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아울러 2027년까지 스마트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100개를 구축하고, 산지 비대면 경매와 온라인 도매시장을 활성화해 농산물 유통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한다.
코로나19 이후 농산물 온라인 거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농림식품부는 △농산물 온라인 도매시장 △스마트 APC 표준모델 검증 △도매 유통 정보 디지털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농산물 입고부터 출하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하고, 정보를 축적해 최소 시간과 비용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산지 농산물 온라인 경매를 도입하면 산지조직과 도매법인 간 거래에서 발생하는 유통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물류 효율성은 향상되고 농가의 판로는 안정적으로 정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농산물 유통 디지털 전환에 속도가 붙도록 온라인 도매시장의 연내 개설을 위해 자체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통합플랫폼 구축, 이용주체 유치, 운영 규정 검토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공사 측에서는 전국 도매시장 거래정보를 국가중점데이터로 승격해 공공데이터 포털에 전면 개방하고, 기후변화 대응 수급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면 농산물 수급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바구니 물가는 치솟는 가운데 정부가 물가 안정을 아무리 외쳐도 소비자들 체감과는 차이가 있다”며 “농산물 가격 예측을 하기 위해 적극적인 디지털 기술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