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짐싸는 외국인 지분율 '뚝'…시가총액은 90조원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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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짐싸는 외국인 지분율 '뚝'…시가총액은 90조원 증발
  • 이재형 기자
  • 승인 2024.10.13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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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율 56%→53%로 20년만에 최대 하락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화면에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삼성전자 주가가 1년 7개월 만에 '5만전자'로 내려앉은 가운데 국내 증시의 '큰손'인 외국인 자금이 급속도로 이탈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3일 이후 23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했다. 이 기간 순매도한 삼성전자 주식은 총 10조6593억원 규모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7만4400원에서 5만9300원으로 20.3% 하락했고, 시가총액은 444조원에서 354조원으로 줄면서 약 90조원이 증발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모건 스탠리와 맥쿼리 등이 ‘반도체 겨울론’을 주장하는 한편, 삼성전자가 지난 8일 공개한 3분기 실적 등으로 주가는 녹아 내렸다.

외국인 지분율(월말 기준)은 8월 56.02%에서 9월 53.75%로 2.27%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2004년 9월∼10월(-2.57%포인트) 이후 20년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경쟁자인 SK하이닉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54%대로 지난 9월부터 삼성전자를 앞섰다. 지난 10일 기준으로는 삼성전자 53.37%, SK하이닉스 54.21% 비중이다.

SK하이닉스는 AI 시장의 '큰손' 엔비디아에 4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3를 독점 공급했고, 5세대 HBM인 HBM3E 8단 제품도 가장 먼저 납품하기 시작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HBM 5세대인 HBM3E 8단과 12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위해 퀄(품질) 테스트를 여전히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 부진에 실망한 외국인이 역대 최장 순매도 기록을 갈아치울지도 주목된다. 1999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외국인이 가장 오랜 기간 삼성전자를 순매도한 기간은 2022년 3월 25일부터 4월 28일까지로 25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팔아치웠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 측면에서는 2개월 반 만에 올해 7월까지 순매수 규모 이상을 반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외국인들의 SK하이닉스 롱(매수), 삼성전자 숏(매도) 트레이딩을 감안해도 전반적으로 반도체 비중은 축소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우려는 이미 충분히 반영됐다”고 짚었다.

강 연구원은 “주가 반등의 계기는 부진 원인의 해소에서 나올 테니 곧바로 나타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적어도 주가 하락으로 인해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는 현상은 진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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