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재 나서기로한 10월말까지 합의점 찾기 어려울 듯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배달 플랫폼의 수수료 논란이 장기화되면서 국정감사에도 심도 깊은 논의가 있었지만,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열린 배달 플랫폼과 입점업체의 상생협의체 7차 회의에는 서로의 입장 차이를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정부의 중재가 예정된 10월 말까지 뚜렷한 해결책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회의에는 수수료 부담 완화 방안 등 주요 쟁점에 대한 집중적인 의견 교환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입접업체 측은 △수수료 등 입점업체 부담 완화 방안 △소비자 영수증에 입점업체 부담항목(수수료 및 배달료) 표기 △최혜대우 요구 중단 △배달기사 위치정보 공유 등을 요구했고, 배달플랫폼 측은 각 사별로 보완된 입장을 다시 제시했을 뿐,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국정감사에 경영진이 불려가 뭇매를 맞았음에도 플랫폼이 버티기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국정감사 일주일 만에 개최된 상생협의체에서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은 것은 결국 국정감사가 망신주기 이상의 효과를 못 냈다는 지적도 있다.
소상공인과 소비자들의 불편이 심화하자 국정감사에서는 초기부터 각 배달 플랫폼과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에 적합한 대책을 마련하라는 질타가 쏟아졌다. 중기부 국정감사에는 피터얀 반데피트 우아한형제들 대표와 김명규 쿠팡이츠서비스 대표, 오영주 중기부 장관이 직접 참석했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쿠팡이츠에 대해 “쿠팡이츠 입점업체들이 부담하는 배달 플랫폼 관련 비용이 그들 매출액의 24%다. 평균 영업이익률이 약 7%인 것에 비해 큰 수치다. 쿠팡이츠가 지난 2022년 주문건당 9.8%의 중개수수료를 도입하자 최근 경쟁사인 배달의민족도 수수료를 3%p 인상해 9.8%로 운영하고 있다”고 배달앱 생태계 시장 교란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이에 김명규 대표는 “쿠팡이츠 무료배달 서비스는 소비자들이 배달비에 느끼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작됐다”며 “오해될 부분이 있으면 면밀히 검토하고 개선할 부분에 대해서는 개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우아한형제들의 경우 광고 서비스 정책에 대한 질의와 함께 모기업 배당에 대한 질책이 이어졌다. 지난해 우아한 형제들은 영업이익의 60%에 달하는 4127억원을 모기업에 배당했다.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올해 예상영업이익과 모기업 배당 계획에 대해 묻자 피터얀 대표는 “2024년 예상 이익에 대해 아직 공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안타깝게도 배당 여부와 규모도 주주합의 문제 때문에 답변할 수 없다”고 답을 피했다.
의원들은 상생협의회는 영구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고 보고 정부에 공공배달앱 육성을 촉구했다. 김교홍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역 공공배달앱을 성장시켜 기존 배달앱과 경쟁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공공배달앱 점유율이 높아지면 기존 배달앱 업체들이 가격 정책을 조정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며 “중기부가 내년 영세 소상공인의 배달비 지원을 위해 2000억원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것은 기존 배달앱 배만 불려주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중기부가 계획한 배달비 지원 사업은 외식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어려움을 겪는 다양한 영세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공공배달앱 관련 사안은 상생협의체에서 논의 중이다. 잘 들여다보겠다”고 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극적인 배달앱의 태도에 상생협의체에서 중재안이 나올 것 같지 않다”며 “차기 회의 일정을 잡고 있지만, 국감만 끝나고 나면 모두 흐지부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