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40주년을 맞이한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장 누벨의 손길로 유서 깊은 랜드마크 새롭게 태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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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40주년을 맞이한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장 누벨의 손길로 유서 깊은 랜드마크 새롭게 태어나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4.10.20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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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공개 예정 파리의 유서 깊은 장소, 팔레 루아얄 광장

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이 설립 40주년을 맞이하며,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공간의 개관 소식을 알린다.

2025년 말 공개를 앞둔 이 획기적인 공간은 파리의 유서 깊은 장소, 팔레 루아얄 광장(Place du Palais-Royal)에 세계적인 건축가 장 누벨(Jean Nouvel)의 아이디어를 더해 새롭게 탄생한다.

-2025년부터 팔레 루아얄 광장에 위치할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의 새 건물. 장 누벨 건축 © Luc Boegly
-2025년부터 팔레 루아얄 광장에 위치할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의 새 건물. 장 누벨 건축 © Luc Boegly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은 1994년 라스파이 대로(Boulevard Raspail)에서 문을 열었던 공간에 이어 이 자리에서 재단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파리라는 도시와 이곳에 숨쉬고 있는 문화의 지속적인 발전 및 전세계 현대 미술의 중요한 주체로서 다시금 자리매김 한다.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위해 '장 누벨'의 손길로 유서 깊은 랜드마크 새롭게 태어나

장엄한 오스만 스타일(Haussmannian)의 이 건축물은 원래 나폴레옹 3세(Napoleon III)의 도시 재건축 프로젝트의 하나로 건설돼 1855년 그랑 오뗄 뒤 루브르(Grand Hôtel du Louvre)로 개관했다. 

이후 1863년에는 백화점인 그랑 마가쟁 뒤 루브르(Grands Magasins du Louvre)로, 1978년에는 앤티크를 비롯한 다양한 거래가 이뤄졌던 상업시설, 루브르 데 앙티케르(Louvre des Antiquaires)로 거듭났다.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미래 부지에 설치된 윈도우 인스톨레이션의 전경 © Martin Argyroglo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미래 부지에 설치된 윈도우 인스톨레이션의 전경 © Martin Argyroglo

까르띠에 현대문화재단의 새로운 공간 디자인을 맡은 장 누벨은 이 새로운 건축 프로젝트에서 기존 건축물이 지닌 파리에서의 역사적 맥락과 조화를 강조했다. 외부에 완전히 개방되어 있는 건물 외관은 포부르 생토노레 가(Rue du Faubourg Saint-Honoré), 리볼리 가(Rue de Rivoli), 팔레 루아얄 광장으로 난 커다란 내닫이창으로 구성돼 건물 내부의 방문객은 물론 길을 지나는 사람들 또한 건물을 통해 도시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새로운 공간은 8,500㎡ 규모의 넓은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6,500㎡의 전시 공간 중에는 1,200㎡ 면적의 이동식 플랫폼 5개가 포함되어 건물의 표면적과 이동 방식에 변화를 줄 수 있고, 이 플랫폼을 활용해 높이가 최대 11m에 달하는 여러 층의 수직 공간을 구현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1,200㎡ 규모의 통로에서 이를 내려다보며 여러 플랫폼이 연출하는 풍부한 공간감을 경험할 수 있다. 

이 유서 깊은 건물을 독창적으로 탈바꿈시킨 장 누벨은 지속적인 공간의 변화를 통해 창조의 자유와 예술적 실험의 한계없는 구현이 가능하게 하고,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의 핵심적인 사명과 예술가들을 향한 헌신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한다.

앞으로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의 부지가 될 건물 전망창에 설치된 작품의 모습 ©Martin Argyroglo
앞으로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의 부지가 될 건물 전망창에 설치된 작품의 모습 ©Martin Argyroglo

--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은 설립 이래로 지금까지 3가지 주요 원칙을 바탕으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첫 번째 원칙은 이미 대중에게 알려진 작가와 신진 작가를 포함한 여러 예술인들과 예술 활동의 핵심으로 자리잡는 것이다. 두 번째는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것으로,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은 회화부터 사진, 건축과 영화 디자인, 패션 등 다양한 형태의 창작을 위한 공간으로 활약한다. 세 번째는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의 활동과 메종 까르띠에의 상업적 발전을 엄격하게 구분하는 것이다.

1984년 10월 20일 주이 엉 조자(Jouy-en-Josas) 지역에서 시작된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은 이같은 주요 원칙을 기반으로 창설되었다. 재단은 라스파이 대로에서도 같은 철학을 고수하였으며, 루브르 박물관을 마주보고 있는 팔레 루아얄 광장에서도 계속해서 이어 나갈 것이다.-- 알랭 도미니크 페랭(Alain Dominique Perrin),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설립 회장

-- 이토록 특별한 곳으로 무대를 옮기는 것은 그 위치 뿐만 아니라 역사적인 맥락에서도 새로운 창의성의 형식을 내포한다. 이때 발명이란 금속이나 돌 같은 소재처럼 두 눈으로 바로 볼 수 있는 무엇이 아니다. 이 공간의 특별함은 예술가들이 최대한의 표현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방식, 그 방식의 새로움에 있다. 이같은 장소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다른 기관의 공간에서는 보여주기 어려운 대담함과 용기가 필요하다.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은 앞으로 가장 차별화된 공간을 제공하고 가장 다채로운 전시 형식과 관점을 제시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이곳에서는 전시라는 행위의 시스템을 새롭게 전환하여 다른 곳에서는 불가능한 것들을 이뤄낼 수 있다. -- 장 누벨

현대 미술에 헌정해 온 40년의 역사를 기념하다

1984년 10월 20일, 당시 까르띠에 인터내셔널(Cartier International)의 대표였던 알랭 도미니크 페랭은 프랑스 최초로 현대 미술에 헌정하는 기업 재단인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을 설립했다.

주이 엉 조자의 몽셀(Montcel) 부지에 처음 둥지를 튼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은 예술가 중심으로 활동을 전개하며 다양한 현대 미술 창작 분야와 온갖 양식으로 구현된 호기심 어린 아이디어를 포용하는 독특한 접근법을 기획했다.

또한 전시회 및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적인 예술가들과 다양한 문화 및 지리적 배경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인재들이 함께 자유롭게 탐구하고 교류하는 새로운 장을 제공해왔다.

1994년,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은 장 누벨이 ‘파리의 기념물(Parisian Monument)’로 설계한 유리와 금속 소재의 건물로 이전했다. 라스파이 대로의 건물은 대담한 접근 방식이 돋보이는 곳이었다.

투명하게 개방된 전시 공간에는 벽이 존재하지 않는 대신 전시 공간과 외부와의 관계를 끊임없이 새롭게 연출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존재했다. 이처럼 급진적인 디자인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었고, 이들은 그 정신에 강렬히 화답했다.

2025년 말,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은 라스파이 대로를 떠나 파리 팔레 루아얄 광장에 위치한 새로운 공간에서 이들의 세 번째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은 설립 40주년을 맞이해 그간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6개의 특별한 팟캐스트 시리즈를 선보인다. 재단이 처음 자리를 잡았던 주이 엉 조자와 수많은 혁신으로 가득했던 라스파이 대로의 이야기, 오래도록 기억될 전시들과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일화까지, 지금까지 한 번도 공개하지 않은 인터뷰가 담긴 팟캐스트 시리즈를 통해 기존의 흐름을 거슬러 늘 관습에 저항하며 변화를 만들어 왔던 현대 미술의 이 중요한 존재에 얽힌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팟캐스트 시리즈, ’보러 오다, 와서 보다 (Voir venir, venir voir)*'는 9월 17일부터 매주 한 편씩 새로운 에피소드를 공개하며 모든 팟캐스트 플랫폼에서 청취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은 2024년의 특별함을 기념하며 파리 팔레 루아얄 광장에 위치한 재단의 새로운 건물에 재단 설립 초기부터 현재까지 함께한 작가들을 소개하는 설치 미술 작품을 선보인다.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의 역사를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장 누벨, 아녜스 바르다(Agnès Varda), 클라우디아 안두자르(Claudia Andujar), 키타노 타케시(Takeshi Kitano), 패티 스미스(Patti Smith), 셰로아나웨 하키히웨(Sheroanawe Hakihiiwe), 마리 로지에(Marie Losier), 론 뮤익(Ron Mueck)을 비롯한 약 30명의 작가 및 인물을 담은 초상화로 7m 높이의 내닫이창에 전시된다.

더불어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에서 출간하는 기념 서적인 <보러 오다, 와서 보다 (Voir venir, venir voir)>는 160여 개의 전시를 담은 일러스트, 작가 및 주요 전시와 관련해 특별히 선정한 12가지 이야기와 함께 현대 미술 창작 분야에서 40년간 헌신해 온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의 역사를 담았다. (발행일: 2024년 10월 09일)

<보러 오다, 와서 보다 (Voir venir, venir voir)>라는 제목은 폴 비릴리오(Paul Virilio)가 2008년부터 2009년까지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에서 개최한 <네이티브 랜드, 스탑 이젝트(Native Land, Stop Eject)> 전시 준비 과정에서 활용한 표현에서 영감을 받았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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