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김건희 여사 리스크 해소와 관련해 대통령실 인적쇄신과 김 여사 대외 활동 중단, 김 여사 관련 의혹 상황 설명, 특별감찰관 임명 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한 대표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야외정원인 '파인그라스'에서 이뤄진 윤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이 국회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앞서 정치권에선 한 대표가 이날 면담에서 △김 여사 공개 활동 중단 △대통령실 내 '여사 라인' 정리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 규명 협조 등을 요청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한 대표가 실제로 이를 윤 대통령에게 요청한 것이다.
이 밖에도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나빠지고 있는 민심과 여론상황을 설명하며 과감한 변화와 쇄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고 한다. 아울러 여야의정 협의체의 조속한 출범도 건의했다.
박 비서실장은 "(한 대표는) 이와 더불어 우리 정부에 개혁정책, 외교 안보 정책에 대해 지지하고 당이 적극 지원할 것이라는 점 말씀드렸다"며 "다만 개혁의 추진 동력을 위해서라도 부담되는 이슈들을 선제적으로 해소할 필요성 있다고도 덧붙였다"고 밝혔다.
이어 "고물가 고금리 등 민생정책에 있어서 당정대 협력강화에 대해서도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박 비서실장의 이날 브리핑은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면담을 마친 뒤 구술로 전한 내용을 정리해 발표한 것이다. 박 비서실장은 한 대표의 제안에 윤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받아들인 내용이 있는지 등에 대한 질문에 "제가 대통령 답변과 반응을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한 대표 대신 비서실장이 면담 내용을 브리핑한 것을 두고 해석의 여지가 있다는 질문엔 "그렇게 해석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한 해석"이라며 "한 대표가 직접 브리핑한다고 말씀드린 적은 없다"고 했다.
한 대표가 이날 면담 내용을 당 지도부와 논의하는지 묻자 "대표가 대통령과 만나고 나온 것이니 협의를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나 정국 현안을 논의했다. 두 사람의 면담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한 채 진행됐으며 오후 4시54분께 시작돼 오후 6시 15분까지 81분간 진행됐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은 지난 7월 30일 정 비서실장이 배석한 채로 약 1시간 30분간 비공개로 만난 이후 약 두 달 반 만이다.
전당대회 직후인 7월 24일과 9월 24일에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 만찬이 있었지만, 단체 회동이라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독대해 현안을 논의할 시간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