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기여도 중 수출입 비중 높아 대외의존도 우려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한국 경제가 대내외 분쟁의 긴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위기가 지속할수록 기업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23일 경영계 보고서에 따르면, 지속적인 분쟁은 경제 전반에 걸쳐 피해를 누적시키고 있다. 선순환 구조를 통한 대응보다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한국은 대외 의존도가 높아 리스크 대응이 어렵고, 이로 인한 경기 침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의 경제통계시스템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국민총소득(GNI) 대비 수출입 비율은 92.9%로, 여전히 높은 대외의존도를 보여준다. 특히, 지난해 수출이 경제성장에 기여한 비율은 1.17%포인트로, 경제성장률의 86.1%를 차지했다. 수입 부문에서도 에너지와 원자재의 100%를 해상으로 운송하며, 그 중 70%는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다. 식량 소비의 약 70%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정세가 악화되면서, 국내 경제도 위기다. 우선 북한 및 러시아와의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북한 측은 한국 무인기가 북한 상공에 침투했다고 주장한다. 러시아의 경고도 심화되고 있다. 러시아는 무인기 침투 사건이 북한의 주권을 침범한 것이라고 비판한다. 장기적으로 한국에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비추고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와의 교역량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도 리스크다. 미국과 중국은 한국의 교역량 1, 2위 국가다. 미국은 중국에 대해 무역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내 대선 주자들도 중국을 대상으로 한 규제에 적극적인 입장을 고수한다. 중국도 민·군 겸용으로 쓰일 수 있는 이른바 ‘이중용도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밝히며, 미국의 제재에 응수했다.
한국은 난처한 입장이다. 중국은 인접 국가이면서, 최대 교역국이다. 올해 1~9월 누적 수출액(5086억7000만 달러)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2%에 달한다. 과거 수준(25%)보다 낮지만, 여전히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뜻이다. 중국은 반도체 소재 등 핵심 원자재 등을 수출하기 때문에, 국내 산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양 측의 대립이 심화될수록 한국은 어려운 입장에 처한다. 어중간한 스탠스로는 양 측의 갈등구조 속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양국 사이에서 저울질하는 것은 국가 전반적인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내부적인 분쟁도 심화되고 있다. 기술 측면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가 주요 분쟁 사유로 꼽힌다. 박지혜 의원실에 따르면, 조정·중재·행정조사를 모두 합친 사례는 2019년 35건에서 2020년 46건, 2021년 42건, 2022년 38건으로 2020년 이후 줄어드는 추세였다. 하지만 지난해(50건) 다시 상승세로 전환하며, 심각성이 수면위로 드러났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분쟁에 취약하다. 대체판로를 가진 경우가 적을 뿐 아니라, 관련 비용마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분쟁이 줄어야 경제 전반적인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장에서는 기업 운영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고 호소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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