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경쟁력 약화된 K-반도체, 칩스법 등 정부 선제적 지원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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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경쟁력 약화된 K-반도체, 칩스법 등 정부 선제적 지원 서둘러야
  • 박지성 기자
  • 승인 2024.10.2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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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기업 급격한 성장세…업계, '반도체 한파' 우려
반도체 기술 주권 확보 위해 정부의 많은 지원 필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내부.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내부.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중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업계에 '한파'가 불어닥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중국 등 글로벌 국가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선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연장 등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인공지능(AI) 경쟁력에 따라 반도체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AI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반도체 기업들의 향방을 가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실제 SK하이닉스는 AI칩 생태계를 주도하는 엔비디아의 공급망에 일찌감치 합류해 기술 리더십을 유지하면서 AI 붐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최근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AI와 같은 미래 반도체 기술은 국가안보와 경제 성장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에 가장 시급한 것은 K-칩스법의 일몰 기한 연장이다. 현재 K-칩스법은 올해 말 일몰될 예정이다. K-칩스법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 전략산업에 대한 국내 설비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시설투자비의 15~25%, 연구개발비의 30~50%를 세액공제해주는 제도다. K-칩스법이 일몰될 경우 반도체 대기업의 설비투자 공제율은 기존 15%에서 8%로 줄어든다.

정부는 지난 7월 K-칩스법 적용기한을 2027년 말까지로 3년 연장하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앞서 21대 국회에서는 K-칩스법을 오는 2030년 12월 31일까지 6년 연장하는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계류되다 본회의에 상정도 되지 못한 채 지난 4월 국회 임기 종료로 폐기됐다.

해외 국가는 반도체 분야에 직접적인 보조금을 통해 지원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22년 반도체과학법을 제정해 527억달러(약 72조원) 규모 반도체기금을 편성했으며, 이 중 390억달러(약 53조원)를 반도체 제조시설 구축을 위한 보조금으로 지급키로 했다. 이와 더불어 25%의 세액공제도 추가로 지원한다.

중국도 올해 3440억위안(약 64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펀드(3기)를 조성했다. 지난 1기 펀드(1400억위안)와 2기 펀드(2000억위안)를 합친 것보다 많다.

일본 정부는 자국 반도체 산업 부활을 위해 지난 2021년 '반도체·디지털 산업전략'을 수립하고 약 4조엔(약 36조원) 규모의 지원 예산을 확보했다. 아울러 해외기업 유치를 위해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의 구마모토 공장 투자액의 40%를 보조금으로 지원했다.

이처럼 각 국의 정부는 세제혜택과 더불어 보조금 지원까지 나서고 있지만, 우리나라 정부는 세제혜택 마저도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

곽 사장은 최근 반도체의 날 기념식에서 "지금 반도체 패권 경쟁은 단순한 경제 발전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생존의 사활을 건 총성 없는 전쟁"이라며 "대한민국이 반도체 기술 주권을 확보하고 미래 반도체 산업을 주도하기 위해선 치밀한 전략과 기술력의 바탕 위에 정부를 비롯한 각계의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K-칩스법 일몰 연장 등 반도체 산업 살리기에 동의하고 있다. 다만, 세부적으로 여야간 입장 차이가 발생해 계속해서 저울질에 머물러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추진하는 반도체특별법(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법)의 핵심 쟁점인 '직접 보조금 지급'과 관련해 정부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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