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국내 면세업계는 전세계 시장 1위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국내 대형 면세점 4곳인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은 올해 3분기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면세점은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해 올해 3분기 46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신라면세점도 올해 3분기 영업손실 387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와 현대백화점면세점도 3분기 각각 162억원‧80억원이라는 영업손실을 냈다. 이들 면세점이 일제히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진 2022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한국면세점협회 통계를 보면 2010년 국내 면세점 시장 매출 규모는 총 4조5000억원에서 2014년까지 7조5000억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했고,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매출은 24조8586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내리막길을 걸었고, 펜데믹이 지나갔음에도 현재까지 회복하지 못해 면세점 업계 겨울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해 면세점 매출은 13조7586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매출 대비 45% 낮은 수치이며, 코로나19로 관광객이 급감했던 2020에서 2022년 평균 매출 17조517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면세업계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몸집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6월부터 비상경영에 돌입했으며,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올해 창사 이래 처음 1328억 원의 교환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신세계디에프는 5년 이상 근속한 사원들을 대상으로 지난 15일부터 2주 동안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신세계디에프가 출범한 2015년 이후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롯데면세점도 지난 8월 이미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현재 신세계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7월 경쟁 입찰을 통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 입점했지만, 높은 공항 임대료 부담에 타격도 큰 상황이다. 당시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산정 방식을 기존 ‘고정 최소보장액’에서 공항 여객 수 기준인 ‘여객 수 연동제’로 변경했다. 코로나 엔데믹으로 고객 수는 늘었지만, 문제는 공항 이용객 증가가 꼭 매출로 이어지진 않는다는 점이다. 업계 예상보다 공항 면세점 객단가(고객 1인당 매출)가 크게 낮아져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됐다.코로나19 이전 정부는 면세업을 특혜 산업으로 봤던 경향이 있다. 현재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면세점 산업을 살리기 위해 정부는 면세 혜택 한도를 늘리고, 특허수수료 산정 기준을 수익성 중심으로 개편하는 등 면세업계가 다시금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는 지원책을 펼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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