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1.9%에서 -0.06%p 낮춰 잡아
경기 하방 압력 커지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 커지는 분위기
매일일보 = 성동규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탄핵 정국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돼 향후 소비자물가가 목표 수준인 2% 안팎에서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더욱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대로 제시하면서 고환율 우려에도 완화적인 통화정책에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총재는 18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정책이 정치와 분리되어 집행되고 경제시스템이 정상 작동한다는 신뢰가 유지된다면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정 기간 지속되더라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물가 전망에 대해 "환율이 1430원으로 유지될 경우 우리 물가상승률이 0.05%p 정도 오를 것"이라며 "내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을 1.9%로 전망했으니까 1.95% 정도로 될 거로 보는 것이기 때문에 영향은 아직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물가안정의 기반이 더욱 견고히 다져지고 있다"며 "주요국보다 더 빠르게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이 고물가에 대응한 고금리의 어려움을 감내해 주시는 가운데 정부와 한은이 긴밀하게 정책공조를 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경기를 소폭 부양하는 정도의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내년 성장률에 대해서 "애초 1.9%로 예상했는데 국회를 통과한 예산안이 -0.06%p가량 긴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하방 압력이 커졌다"고 언급했다.
덧붙여 "경기 하방 압력이 큰 상황에서는 가급적 여야정이 빨리 합의해 새로운 예산을 발표하는 게 경제 심리에도 좋지 않을까"라며 "코로나 때처럼 무조건 재정을 푸는 그런 상황은 아니지만 일시적으로 특정 항목을 타깃해서 지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고환율로 인한 물가 영향에도 커지는 경기 하방 압력이 더해지면서 시장에선 한은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 총재도 이날 내년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을 내놨다. 그는 "1월(금리 인하 여부)에 대해선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금리를 인하한다면 미국의 금리 결정과 수준 및 속도 등을 고려해 시기와 폭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결정회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4.5~4.75%에서 25bp(1bp=0.01%p) 낮은 4.25~4.5%로 인하한다는 것이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 들여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