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상의없이 일정연기 아냐” vs 野 “진도 현 상황 감출 의도”
[매일일보 이승구 기자]여야는 2일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첫 일정이었던 전남 진도실내체육관과 팽목항 현장 방문이 여당이 불참하고 야당만 다녀온 것에 대해 ‘네탓공방’을 벌였다.
새누리당은 “야당에서 아무런 상의 없이 일정을 연기한다고 통보했다라고 얘기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권에서는 “새누리당이 야당과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도행을 취소한 것은 국민의 시야에서 진도의 모습을 감추려는 의도적 결정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특히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이 라디오에 출연해 “가족들이 요청한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일정이 변경이 됐다”고 밝혀 이에 대한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윤영석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현안관련 브리핑에서 “오늘 새정치민주연합이 세월호 국조특위 첫 일정인 팽목항 현지조사를 새누리당 의원들이 일방적으로 불참을 통보했다고 주장했다”면서 “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팽목항 현지조사를 연기했으면 좋겠다는 김병권 세월호사고 유가족 대책위원장 등 유가족들의 요청에 의해 연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변인은 이어 “어제 오후 5시경까지만 해도 피해자 가족들의 동의하에 특위위원들의 팽목항 방문이 예정됐지만 오늘 새벽 0시 30분쯤 김병권 유가족대책위원장 등 유가족대책위 임원들은 풍랑 등 기상상황 악화로 바지선이 철수했고, 가족들의 일부가 치료를 위해 체육관을 비웠기 때문에 현지조사 일정을 연기할 것을 심재철 위원장에게 요청해왔다”고 설명했다.
또 “새누리당이 야당과 협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특위 일정을 파기했다고 주장하지만, 위원장의 협의 시도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행동한 것은 바로 야당측 특위 위원들”이라며 “세월호의 참사로 상처 받은 유가족, 국민들께 사실을 왜곡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이를 지방선거에 이용하려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정략적 행태는 지나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도종환 새정치민주연합 선대위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국정조사 합의사항을 발표하는 양당 간사에게 첫 번째로 요구한 것은 6월2일 업무 개시와 동시에 진도로 내려가서 가족의 목소리를 최우선으로 청취해 달라는 것이었다”며 “새누리당 간사는 유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바로 내려가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도 대변인은 이어 “유가족 대책협의회 유경근 대변인은 ‘우리는 그런 걸 요청한 바도 없거니와 논의를 한 적도 없다. 범대본에서 일정이 변경됐다고 알려왔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또 “누가 먼저 전화를 해서 사정을 이야기했는지는 팩트이므로 부연 설명을 하지 않겠다. 선거 시기라 여러 일정이 잡혀 있을 수도 있다”면서도 “문제는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이다. 이해관계를 먼저 생각하면 선거가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선정된 의원들에게는 유가족들과의 약속이 다른 어떤 일정보다 우선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첫날 시작부터 잘못된 국정조사 위원들의 팽목항 방문 파행은 앞으로 진정성 있는 국정조사가 이루어지기 힘들겠구나 하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줬다”며 “국정조사는 국회의원의 입장이 먼저이지 않고, 희생자 유가족, 실종자, 생존자 가족의 요구가 먼저이다. 국회의원의 사정이 우선이 아니라 유가족들의 아픔이 먼저”라고 역설했다.
한편 유 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날 세월호 국조특위의 일정변경에 대해 “가족들이 요청한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일정이 변경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정이 5일로 변경됐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저희는 그런 걸 요청한 적이 없다”면서 “그런 이야기가 나와서 봤더니 진도군청에 있는 정부 측 범대본(범정부사고대책본부)에서 저희 가족들에게 일정이 변경됐다, 가족들에게 그렇게 연락을 받았다고 얘기를 했다는데, 저희 쪽에선 아무도 그런 얘기를 한 사람이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