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최원석 기자] 롯데그룹은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홈쇼핑, 기업형슈퍼마켓(SSM), 면세점으로 이어지는 유통라인을 갖추고 있는 국내 유일한 기업이다.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이 같은 자사의 자매 유통채널을 통해 다양한 시너지를 내고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2012년 하이마트를 인수해 탄생한 롯데하이마트다.
인수 이후 롯데마트 안에 점포를 개설하는 ‘숍인숍’ 형태로 세를 확대했다. 지난달 말 롯데하이마트는 전국 롯데마트 108개점 중 규모와 시장을 고려해 입점하지 않은 16개 점을 제외한 92개점에 입점을 완료했다.
마트 내 특정 공간을 임대해 매장을 들여놓는 방식은 경쟁사가 가전매장을 직매입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사후서비스(AS), 제품 설명, 재고관리 등이 편리해 신제품 관리에도 효율적이라고 전했다.
이를 통해 롯데하이마트는 최근 감소 추세인 오프라인 가전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방안을 마련했고, 롯데마트 또한 가전수요 고객들을 유도해 매출 상승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하이마트의 롯데마트 숍인숍이 지난달 말 완료되면서 두 계열사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게됐다”며 “마트, 가전시장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입점이 어떤 효과를 거둘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롯데의 첫 맥주 ‘클라우드’를 출시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는 롯데주류도 자매사인 롯데마트와 세븐일레븐 덕을 보고있다.
국내 맥주시장은 오비와 하이트가 양분하고 있어, 롯데의 시장 진출에 회의적인 전문가 의견이 많았다.
롯데주류는 계열사인 롯데마트를 주요 유통채널로 삼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5월 롯데마트의 맥주 구성비에서 클라우드는 14.2%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다른 자매사인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도 클라우드는 5월 5.4%, 6월 5.8%의 구성비를 각각 기록하며 기존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롯데주류가 생산하는 맥주량이 연간 5만㎘로 국내 맥주 생산량의 2~3%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계열사 간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새로운 형태의 협업도 진행된다. 세븐일레븐이 롯데의 대표 유통망으로 성장 중인 홈쇼핑을 통해 가맹점주를 모집하는 게 대표적이다.
TV홈쇼핑을 통해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모집에 나선 것은 세븐일레븐이 처음으로 계열사 간 협업형태를 가지고 있지 못했다면 쉽지 않은 일이다.
세븐일레븐은 오는 11일 저녁 9시45분부터 55분 간 가맹점주를 모집한다. 이날 방송에서 세븐일레븐은 편의점 사업성에 대해 설명하고, 점포 개점 절차와 계약조건 등을 소개한다.
업계는 “이 같은 유통채널 간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은 여러 유통채널을 가지고 있는 롯데에게는 커다란 장점”이라면서도 “이 같은 대기업 자본력을 이용한 유통가 장악이 골목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