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선 반발…“대형 자본 유입시 인근 영세식당 잠식 우려”
[매일일보 최원석 기자] 푸드트럭 합법화에 대한 정책이 진행되면서 그동안 실질적인 신시장으로서 실질적인 파급력에 의문을 제기하던 업계에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푸드트럭 활성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던 영업허용지역이 확대됨에 따라 음식 프랜차이즈, 차량개조업, 푸드트럭용 가전 등 다양한 분야에 활기가 돌고 있다.
푸드트럭이란 기존 상용차 트럭 위에서 식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개조한 차량으로 0.5㎡ 이상 조리 공간 및 오·폐수시설 등을 확보해야 한다. 조리용 LPG 사용시설은 별도로 한국가스안전공사로부터 완성검사를 받아야 하며, 튜닝절차를 완료한 후에는 자치단체에 휴게음식점 영업신고 후 영업할 수 있다.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규제개혁의 대표격인 푸드트럭은 출발 당시 세간에 관심을 모았지만 영업지역이 유원지로만 한정돼 말만 앞세운 규제개혁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실제로 음식 프랜차이즈들은 푸드트럭 사업 진출에 관심을 두지 않았고 상용차·튜닝시장의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푸드트럭의 베이스 차량으로 사용되는 국내 중소형 상용차들의 판매량은 현재 푸드트럭 합법화 시행이전과 비교해 거의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번 영업지역 확대 방안은 푸드트럭 시장 확대의 신호탄으로 여겨지고 있다. 정부 차원의 푸드트럭 활성화 방안이 마련되면서 관련 산업들은 활기를 띄고 있다.
린나이코리아는 최근 푸드트럭에 적합한 업소용‘가스그릴’을 출시했다.
이 가스그릴은 35㎝ 길이의 벽 선반에 올려놓을 수 있을 정도로 크기와 무게를 대폭 줄였다. 또 측면 높이조절 레버를 없애고 선반에 그릴망을 삽입하는 형태로 설계, 공간적 제약으로 인해 중형그릴을 이용하지 못하는 매장에 최적화해 출시됐다.
그릴의 생명인 화력은 중형제품과 동일하게 유지시켜 푸드트럭에서도 고객에게 보다 빨리 메뉴를 제공할 수 있게 해 업주뿐만 아니라 소비자까지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음식 프랜차이즈의 움직임도 일고 있다. 죠스떡볶이는 지난 28일과 29일 홍대 복합 문화 공간 터미너스에서 개최되는 ‘섬머무비나잇’에 참가해 ‘죠스트럭’을 최초 공개했다.
죠스트럭은 푸드 트럭의 합법화에 맞춰 죠스떡볶이가 마련한 움직이는 푸드트럭 매장으로 실제 매장 하나를 대신할 정도의 주방 시스템을 탑재했다.
죠스떡볶이 측은 프랜차이즈 시장 진출과는 관계 없는 행사라고 밝혔지만 푸드트럭 규제완화 시점에 맞아 떨어져 있다는 점에서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한 대형 음식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푸드트럭에 대해 확실성이 보장돼 있지 않기 때문에 아직은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푸드트럭이 규제가 풀리고 실질적인 사업성이 확인된다면 시장에 뛰어들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미 국내 음식 프랜차이즈 시장은 포화상태라 외국진출까지 모색하고 있는 상태에서 규제 완화는 반가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푸드트럭의 합법적 영업지역이 확대됨에 따라 노점상들과의 형평성에 대한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영세상인을 위한 법안이 자칫 기업을 위한 규제완화로 보일 수 있다”며 “이를 위해 규제 완화를 위한 규제라는 또 다른 문제에 이르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푸드트럭이 합법화돼 대형 자본이 들어온다면 지난해 노량진 컵밥 강제철거에서 드러났듯 인근 상가나 영세식당을 운영하는 업자들이 반발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