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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는 11일 대통령 탄핵 발의를 둘러싼 정치권의 혼란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데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를 비롯한 경제5단체는 전날 조속한 정국혼란 수습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내 더이상의 공식 논평을 삼가고 있으나 주요 경제단체와 기업 관계자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사과 거부와 야권의 탄핵표결 강행 방침 등으로 정치권 혼란이 수습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체념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대한상공회의소의 한 관계자는 "정치가 화합하고 안정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시점에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 무척 안타깝다"면서 "선진국 경기가 회복되고 국내경기도 살아나려는 기미를 보이는데 정치에 발목이 잡혀 경기회복의 호기를 놓칠까봐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전경련 관계자도 "일본, 중국 등 경쟁국가들이 세계경기 호조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데 비해 우리만 경제내.외적 문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하고 경기부진에 빠져있다"면서 "하루빨리 정치적 혼란에서 벗어나 경제살리기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을 비롯한 주요 기업 관계자들도 대선자금 수사의 멍에를 벗고 기업활동에 전념하려는 마당에 대통령 탄핵정국으로 다시 불확실성만 쌓여가는데 대한 불만과 우려를 표명했다. 대기업의 한 임원은 "정치권에서 이전투구하며 경제활동의 최대 적인 불확실성만 증폭시켜 놓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어떻게 투자를 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겠느냐"며 "총선이 끝날 때까지 모든 것을 미뤄놓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총선이 끝난다해도 지금 상황으로선 불안요인이 상존하는 만큼 경제계로서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적절한 시점에 포괄적 의미로 해명도 했으니 모든 것을 과거로 돌리고 새출발 했으면 좋겠다"면서 "해외투자자들에게는 정치불안이 곧 경제불안으로 이어지는 점을 정치인들이 유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